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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UXer Mar 09. 2023

지성(intelligence)의 힘

UX 디자인에서 지능이나 경험보다 지성이 더 중요한 이유

원리(공리)는 자연에서 도출한 것이고 법칙은 지성이 자연을 해석하기 위해 원리를 기반으로 자연에 대해 규정한 것이다 - 헤겔. 정신현상학 논리의 학



다른 디자인에서는 지식과 경험, 연륜이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UX 디자인에서는 의외로 지성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지성이란 자신이 체험하거나(경험), 체득한 사실(지식)으로부터 그 이상의 성찰을 끄집어내는 일종의 메타인지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를 들어 OOO프로젝트가 끝나면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프로젝트 도메인, 고객사, 시장에 대한 이해

- 프로젝트 내용에 대한 지식

- 프로젝트 진행 중에 발생한 여러 이슈, 해프닝으로부터 얻은 체험적 지혜(경험)

- 프로젝트에 적용한 기법들에 대한 경험치


위와 같은 것들이 전부라고 생각되신다면 그 사람은 지성적 사고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성적 사고가 부족한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경험과 지능, 지식에 의존해서 문제를 풀려고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분야는 경험이 부족해서, 지식이 없어서, 궁극적으로는 머리가 딸려서(지능) 못한다/알수없다고 말하죠


못한다/알수없다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자신이 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도전(Challenge)을 기존의 경험, 지식에 기반해서 풀려고 들때 이러한 오류가 발생합니다. 온갖 오류들이 발생합니다. 귀인오류, 과적합오류, 일반화오류, 기능적고정성 오류, 확증편향 오류... 셀 수 없이 많은 오류들이 있음에도 "내가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이라는 말로 포장하죠. (제가 딱히 겸손함을 강조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럴 때는 그(녀)가 차라리 자신감이 없고 겸손헀으면 좋겠습니다.)


아. 정말 정말이지 이런 사람하고는 일하기 싫습니다. 간혹 그런 오류들을 당면할 때마다... 제가 그 오류를 지적할 떄도 있고, 그냥 넘어갈 때도 있는데... 그냥 넘어간다고 보일 때조차도 마음속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를 담아둡니다. '당신은 지성이 없어요...'


경험이 10,000시간 이상 쌓이면 그도 모르게 직관이라는 게 강화되서 무시할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쌓인 '직관적 지성' 조차도 제대로 쌓아올린 '100시간의 지성' 앞에서는 옹색해질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자신의 지능만 믿고 지성을 쌓는데 게을리 하는 사람들도 꼴불견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똑똑한 척 하는 바보일 뿐입니다. 책상앞에서는 그럴듯한 해결책들을 주억거리지만, 실제 문제에 부딪히면 매번 뻔한 이야기, 중언부언, 하나마나한 이야기만 쏟아낼 뿐이죠.



그렇다면 과연 지성이란 무엇이냐? 앞에서 언급한 OOO프로젝트를 가지고 설명해보겠습니다.


- 우리가 이번 프로젝트에 적용한 모델링 기법은 이런 상황/조건/한계에 딱 맞아떨어졌구나. 그렇다면 다른 상황/조건/한계에서는???


- 이번에 프로젝트가 어려움에 빠진 것은 이런 요인들을 미처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구나. 이 요인들은 구조적인 문제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운이 안좋아서였을까?


- 이번에 내가 이런 문제 해결 방법을 알았어. 그런데 가만있어봐.. 그런 해결법이 가능했다면 이런 또는 저런 해결법도 가능하겠네...


- 내가 너무 2차원적 사고에 머물러 있었어. 차원을 3차원적으로 확대하면 다른 변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냥 맞다/틀리다, 또는 어디에 가깝냐의 사고가 아니라 좀 더 공감각적으로 문제를 사고할 수 있었을텐데...



노력이 없다면 지성은 자연적으로 획득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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