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성봉 UXer Jul 18. 2023

3저, 2중, 1고

주말에 금토일 도합 45km를 걸었다. 비가 와서 주말운동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비가 개는 시간이 중간중간 있어서 그 시간대를 노렸다. 네이버 시간대별 날씨 정보를 켜놓고(애플 날씨 정보는 맞지 않는다;) 멍하니 강의자료들을 수정하고 있다가 비가 갤 것 같다 싶으면 잽싸게 카메라를 챙겨들고 밖을 나섰다. 두 번 정도는 막상 현관을 나섰더니 우산을 쓰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비가 내려서 '속았다' 궁시렁대며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선선한 봄가을에도 60km 정도(주말 3일)를 걸으니 7월 장마철에 45km를 걸었다면 선방한 거다. 올레길을 가면 하루에 40km를 걷는 일도 다반사이지만 도심에서 10km 이상 걷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다. 아니 10km는 고사하고 5km 걷기도 쉽지 않다. 차량 매연도 매연이거니와 핸드폰 보면서 걸어오는 사람이나 인도로 달리는 오토바이, 골목길을 내달리는 차량들을 피하다보면 이게 과연 운동인가 싶다. 작정하고 산이나 한강고수부지에 나가거나 올림픽공원, 서울숲,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몇바퀴 돌지 않는한 도심 한가운데를 운동삼아 걷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회사 근처에 있는 도산공원은 한바퀴 돌았을때 약 700m인데 5km를 돌려면 7바퀴를 돌아야 한다. 한번 시도해봤다가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5바퀴만 돌고 포기한 적이 있다. 서울숲은 한바퀴 돌면 1.5km(물론 어떤 구간을 선택하는 지에 따라서 차이는 있다) 정도인데, 구간마다 색다른 면모가 있어서 나은 편이지만 한강변쪽의 걷는 구간은 다소 음침해서 걷는 맛이 별로다. 


여튼 45km을 채우고 나니 일요일 저녁이 뿌듯하다. 약간 비를 맞기는 했지만 평소 신던 올림푸스6 대신에 새로 산 ecco 운동화를 칭찬하며(방수 기능이 있다) 주말을 잘 보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래도 두 딸들과 맛집에 갔다가 아이스크림도 사먹었으며, 아들과는 영화 보고 점심도 같이 먹었고, 와이프와는 오랜만에 맥주도 한잔했다. 비오는 동안에는 mobbin에 들어가서 새로 런칭한 서비스들을 훑어보며 괜찮아 보이는 사례들을 강의자료에 업데이트했다. 밖에 나가지 못하고 할일 없을때 이러고 시간을 보낸다. 모니터 한켠에는 유튜브 동영상을 켜놓고 한켠에는 브라우저(mobbin, google search)와 강의자료 ppt를 띄워놓고 게으르게 키보드와 마우스를 깨작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집중력에 안좋은거 아닌가? 하고 몇번 의심한 적도 있었는데.. 뭐 나름의 유희거리인데 어쪄겠는가? 그렇게 2시간 정도 보내고 나면 어느새 10장 넘게 업데이트가 되어 있다. 누가 나 대신 해줬나? 의아할 때도 있다.


저강도와 중강도 운동을 가늠하는 기준을 1200kcal로 잡고 있는데, 토요일은 아쉽게 못미쳤고 일요일은 살짝 넘었다. 일주일에 2번의 중강도 운동을 꼭 해야지 다짐했는데 주말 강의 때문에 못할 때도 간혹 있었지만, 대체로 지켜오고 있다. 물론 여름은 빼고 ㅜㅜ 운동 좋아하는 아들이 아파트 피트니스센터에 같이 가자고 하지만 실내 운동은 평일 아침 저강도 운동으로 족하다. 주말에 2시간 이상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은 절대 사절이다.


새로 산 올림푸스 e-p7은 의외로 수작이었다. 관부가세까지 내가면서 직구로 구매한 건데.. 기대반 우려반으로 구매했던 것에 비해 만족감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풀프레임만 써오다가 센서크기가 1/4에도 못미치는 마이크로포서드를 간만에 썼는데도 사진 품질에 큰 차이를 못느낄 정도였다. (물론 포토그래퍼의 실력이 일천하니 그 나물에 그 밥일 수도 있다;;) 셔터 누르는 속도나 AF는 역시 A7C보다 별로였다. 찍을 때마다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다. 이래서 뭐 건질 게 있나 싶었는데, 집에 가서 컴퓨터로 확인해보니 의외로 사진 품질이 나쁘지 않았다. 디테일한 기능은 떨어지지만 올림푸스 카메라들은 정말 예쁘고 조작감이 뛰어나다. 일단 정말 예쁘다. 오랫동안 안써오던 14-42 케익 렌즈를 달아놓으니 생김새가 후지 X100v와 비슷해보인다. Ev나 Tv가 상단에 다이얼로 있어서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는 순간에도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물론 뷰파인더는 없다. 요즘에는 터치스크린으로 포커스를 조작하느라 뷰파인더가 있어도 들여다보지 않는다.


오늘은 수원에 미팅이 두 건 잡혀 있어서 회사로 가지 않고 조금 뒤에 그쪽으로 직출해야 한다. 아침에 간단히 업무를 처리하고 할 일이 없어서 일기쓰듯 끄적여봤다. ㅋ



매거진의 이전글 속초 영랑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