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하드항공 비지니스 스튜디오 탑승 후기
두바이 혹은 아부다비를 여행할 때면 늘 두바이 공항을 이용했었다.
그래서 일정도 자연스럽게 두바이가 메인, 아부다비는 사이드 정도...
두바이의 곁가지처럼 맛보기 정도의 일정만 보내야 했던 아부다비를 좀 더 여유있게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부다비 인, 아부다비 아웃으로 여행 일정을 계획했다.
당연히 항공은 에티하드 항공.
오늘은 그 에티하드 항공 탑승기를 소개해 볼까한다.
에티하드항공(Etihad Airways)은 아랍에미레이트의 국영항공사다. 본사는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수도인 아부다비에 있고, 허브공항 역시 아부다비다.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과 더불어 중동 3대 항공사로 손꼽히는 이 항공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항공사 중 하나로 꼽히며, 고급 기종과 수준 높은 기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월드트래블어워즈(WTA)에 의해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항공사’로 선정 되었고, 항공전문 평가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에서는 ‘일등석’과 ‘일등석 기내 서비스’ 부문에서 세계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2017년 World Airline Awards에서는 8위(아시나아항공 20위, 대한항공 34위)를 차지했을 만큼 높은 기내서비스 만족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세계 최고급 항공사 중 하나다.
인천-아부다비를 운항하는 에뛰하드 항공 기종은 보잉사의 B787. 일명 드림라이너라고 불린다.
드림라이너는 보잉사의 최신 항공기종으로 항공사 직원들이 뽑은 최고의 비행기 기종으로도 유명하다.
드림라이너에는 창문 덮개가 없다. 비행 고도에 맞춰 창문의 색이 자동으로 변한다. 이런 기능은 항공기 이착륙시 승객이 일일이 창문 덮개를 열어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또한 다른 기종들에 비해 창문 크기가 큰 것도 장점이다.
B787 드림라이너의 비지니스석 이름은 '비지니스 스튜디오'
총 28석인 비지니스 스튜디오는 기존 좌석보다 20% 정도 더 넓은 공간이 확보되어 개인 스튜디오 같은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좌석배치는 양쪽 창가에 한 좌석씩, 가운데 2좌석씩 배치되어 있다. 창가 좌석, 가운데 좌석 모두 순방향과 영방향이 번갈아 배치되어 있고,
일행이 있다면 좌석을 분리해주는 칸막이(벽)을 내릴 수 있는 순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일행이 없다 해도 가운데 역방향은 피하고 싶다. 확실한 벽이 없이 옆좌석과 붙어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 차라리 순방향에 앉아 벽을 올리거나 창가 좌석에 앉는 것이 개인 공간 확보가 더 확실하게 되는 느낌이다)
칸막이(벽) 위의 화살표(▼▲)를 누르면 방향 표시대로 칸막이가 오르내린다. 중간 쯤에 머물게 하고 싶다면 도중에 반대방향 버튼을 누르면 그 자리에서 멈춘다.
좌석에는 허리 안전벨트 말고도 (자동차 안전벨트처럼) 어깨가 닿는 부분에 상반신을 고정시켜 주는 벨트가 더 있다. 상반신 고정 벨트는 허리 벨트와 분리가 되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좌석은 뜨는 공간없이 180도 평면의 완전한 플랫베드로 변신된다. 길이도 2미터가 넘어 상당히 여유롭다. 좌석 왼쪽에 보이는 이미지형 버튼을 눌러서 좌석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공기압식 좌석 쿠션 조절도 가능하며, 안마의자 기능도 갖추고 있다.
담요도 무척 포근하고 감촉이 부드럽다. 담요는 2중 면으로 되어 있고 한쪽면은 반질반질한 실크 감촉, 다른 면은 양모나 극세사 같은 포근한 감촉이어서 취향대로 사용할 수 있다.
좌석 전면을 몽땅 차지하는 모니터는 18인치라서 화면이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터치스크린이지만 유선 리모콘으로도 조작된다.
유선 리모콘 자리 옆에는 USB 포트 2개가 있다. 핸드폰 충전하면서 동시에 랩탑 컴퓨터에 저장해 간 영화 등을 보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는 한국 영화가 3-4편 정도 들어있다.
리모콘 옆의 작은 세로 화면을 터치해서 좌석 옆과 앞 등등에 있는 테이블 라이트, 무드등, 독서등...여러 곳의 조명을 각각 켜고 끌 수 있다. (물론 각 조명에도 자체 개별 스위치가 있다) 그 밖에도 위에 언급한, 시트에 내장된 좌석 기능을 조절할 수도 있다.
모니터 앞 왼쪽 벽에 옷걸이가 있다.(모니터를 가리는 위치라서 잘 사용은 하지 않게 된다) 그 앞으로 테이블 조명이 보이고 바로 아래에 테이블이 숨겨져 있다. 테이블은 아래쪽의 레버를 당겨 주-욱 끌어당기면 빠져 나온다.
어메니티 파우치 안에는 취침 안대, 양말, 귀마개, 치약, 칫솔, 핸드크림, 향수 등등이 들어있고, 좌석 왼쪽에 매거진 꽂이 위쪽 덮개를 열면 헤드셋이 있다. 소음 제거 헤드셋이어서 수면을 취할 때도 용이하다. 기내 와이파이와 실시간 위성 TV는 유료 서비스로 제공한다.
정식 기내식은 아부다비까지 2번 제공이 되고, 웰컴 드링크를 포함한 음료/주류/스낵 서비스는 당연히 제한이 없다. 웰컴 드링크는 역시 샴페인이 최고!
메뉴판은 기본적으로 아랍어와 영어로 나오고, 인천-아부다비 구간에는 한국어 메뉴판도 있다.
올데이 메뉴는 이/착륙 할 때만 제외하고 언제든 주문이 가능하고, 알라카르테는 전체요리, 메인, 후식 정도의 3코스 식이다.
이륙 후, 그리고 착륙 전 두 차례에 걸쳐 제공되는 식사는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빵 종류가 맛있고, 고기럽고 느끼하지 않다. 착륙 전에 제공되는 아침식사로는 소화가 잘되는 유동식이 좋을 것 같아서 닭죽을 주문했더니 반찬에 김치가 곁들여 나왔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에는 오리엔탈 퀴진이 비교적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었다. 새우를 얹은 메밀국수에는 소스로 간장과 참기름이 곁들여졌고, 메인 요리로 나온 쇠고기 비빔밥에는 국적을 알 수 없는... 살짝 토마토 스튜 같기도 했던 국물요리와 함께 서브 되었다. 비빔밥과의 맛은 잘 어울리는 편이어서 열흘동안 양고기, 쇠고기, 쿠부스 등만 먹어댄 나의 기름진 입 안을 정화시켜 주는 듯 했다.
공항까지 두꺼운 옷을 입고 갔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에티하드 항공은 비지니스 클래스 이상의 고객에게는 겉옷을 맡아주는 일종의 코트룸 서비스가 있다.
필자도 그건 미처 알지 못한 채 비행기에 올랐었는데, 걸치고 갔던 트랜치 코트를 벗어서 짐칸에 욱여넣으려는 순간 상냥한 미소를 띤 승무원이 다가와서 옷을 맡아주겠다고 한 것. 맘 편하게 코트를 맡긴 후, 비행기가 아부다비에 착륙했을 때 구김 하나도 없는 코트를 받아드는 기분이 꽤나 괜찮다.
돈이 많은 부자 나라의 부자 항공사 답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느낌이다. 식사가 서브될 때 사용되는 식기나, 시트, 담요의 퀄리티 사이즈가 큰 모니터, 넓은 개인공간 등등... 고객 만족도를 위해 타 항공사에 비해 비용을 조금쯤은 더 쓰는 느낌이 들었다. 메뉴의 와인리스트에서도 그런 느낌은 동일했다. 물론 승무원의 서비스도 그것에 상응한다. 인천-아부다비 구간에는 한국인 승무원이 거의 대부분 탑승하므로 의사소통에도 큰 무리가 없다.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가인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았지만, 한국인이라면 살짝 불편하게 느낄만한 요소로는 기내식에 한국 식단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 왕복 비행 중 인천으로 돌아오는 리턴구간은 그렇지 않았는데 아부다비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대부분의 메뉴가 아랍식 또는 서양식이었다. 김치가 제공되는 메뉴가 한가지 정도 있긴 했지만 토종 한국 입맛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러 메뉴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해진 하나의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기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편에서는 비빔밥과 메밀 국수 등 오리엔탈 퀴진이 다양했기에 아부다행 비행편에서도 더 다양한 한국식 또는 동양식 메뉴가 반영 된다면 한결 편안한 에티하드항공을 이용한 아부다비 여행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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