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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구 YANGGU Apr 14. 2018

조종사 부부의 여행 이야기 - 포르투

포르투갈의 기록

포르투를 가기 참 잘했다.

우리가 포르투갈 여행을 떠올렸을 때 항상 하는 말이다.


스페인의 동쪽에서부터 시작된 자동차 여행, 포르투갈까지 장장 일주일이 걸렸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도착한 우리는 포르투를 가지 말까 잠시 고민했다. 예약해둔 숙소도 취소 수수료를 뺀 나머지 금액 모두 환불 가능했고, 이미 장거리 운전에 지쳐 있었다.


그런데 하루를 리스본에서 보낸 우리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래도 언제 포르투갈을 다시 와보겠어!



포르투갈은 현재 대한항공이 취항하지 않는 나라이다. 그래서 우리는 힘을 내 포르투까지 가기로 했다. 또다시 차로 세 시간 반, 포르투갈의 제2의 도시인 포르투에 도착했고 우리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포르투는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였다. 도착해보니 우리 숙소는 바로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야경 스팟 바로 옆이었고 그곳에서 본 야경은 내가 여태껏 본 야경 중 손에 꼽을만하다.




홍콩의 야경처럼 반짝반짝하지는 않아도, 서울의 야경처럼 분주하지 않아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은은한 불빛과 잔잔히 흐르는 도우루 강이 어우러져 바라만 봐도 행복했다.


우리 넷은 한참을 바라보다 숙소에 들어가 오는 길에 사 왔던 와인 한 병과 와인잔을 들고 나왔다. 그곳에 앉아 와인과 함께 한참을 얘기 나눴다.




포르투갈은 남편과 나 우리 둘만 간 것이 아니라 오빠의 친한 조종사 후배 부부 두 명과 함께 갔다.


2013년에 남편들을 통해 만난 우리 넷은 현재 걸어서 5분 거리에 살고 있으며, 한 달에 20만 원짜리 계도 들고 있다. 넷이 쉬는 날이면 평일이던 주말이던,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막역한 사이다. 남편은 80년생, 후배 오빠는 81년생, 언니는 85년생이고 나는 89년생이다. 나이차는 있지만, 모두 80년대 생들이고, 성격도 잘 맞아 만나면 항상 재미있게 논다. 언니는 반찬도 가져다주며 챙겨주어 내가 친정엄마 같다고도 한다.


이렇게 잘 맞는 우리이고 길게는 2박 3일 여행을 함께 하기도 했지만, 한 숙소에 묵으며 이렇게 긴 시간 동암 여행을 같이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여행 중 먹고 싶은 것도 다르고 여행 스타일도 다른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여행 중간부터 우리는 따로 또 같이 여행하기로 하였다. 예를 들면 낮에는 각자 원하는 루트를 따라 여행하고 저녁에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었다.


우리 넷이 여행을 가기 전, 정작 우리는 괜찮은데 주위 사람들이 만류했다. 함께 긴 시간 동안 여행을 하면 우애 좋던 이들도 헤어져서 온다는 거다. 하지만 우리는 주위의 걱정을 넘어 현재도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자주 만나는 동네 주민이기도 하며, 이번 주말에도 함께 국내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 글을 통해 언니와 오빠에게 여행 동안 배려해주고 이해해주어 고맙다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즐겁게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사이로 영원하자고 말하고 싶다.




포르투에서 야경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건 파두 공연이다. 파두는 포르투갈 전통 공연인데,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를 즐기며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우연히 지나가다 본 공연 광고를 보고 예약한 우리는 큰 기대 없이 갔는데, 그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사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음악과 노래의 조합은 정말 아름다웠다. 노래를 한 두 가수의 이름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남자 가수의 이름은 안토니오, 여자 가수는 이자벨이었는데 두 사람의 목소리가 조화가 남달랐다. 알고 보니, 둘이 부부였던 것. 어쩐지, 두 분이 서로 쳐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했다. 포르투갈에 가면 파두 공연을 한 번쯤은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게다가 공연했던 남자 가수가 언니 아버님이랑 너무 닮아서 포르투갈에서 아버지를 만났다며 깔깔 웃었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후배 오빠와 언니는 그분들의 씨디도 구매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포르투에 가서 그분들의 공연을 한번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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