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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론의 꽃 Mar 23. 2024

그 여자의 삶 2


  앞 건물 2층에서 식당을 하는 부부가 있었다. 처음에는 둘이서 같이 하다가 나중에는 남자는 건축 일을 나가고 여자 혼자서 가게를 꾸려나갔다. 바쁠 때는 도우미 아줌마를 아르바이트로 쓰고 모든 일을 여자 혼자 하느라 항상 바빠 보였다.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할 때도 있지만 건축일 하는 단체 손님이 올 때는 밤늦게 까지 일을 하곤 했다. 때로는 단체손님들이 식사 후에 노래방 기기를 틀어놓고 노래를 하고 가기도 했다. 서비스업이란 친절이 기본이라 여자는 항상 손님 앞에서 친절했고 손님들 나갈 때는 2층에서 1층 출입구까지 나와서 허리 굽혀 인사하고 들어가는 모습이 종종 있었다. 손님이 나간뒤 남자는 밤늦게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는지 여자가 곤경에 빠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자기 왜 그래, 정말 왜 그런 거야?”

  너무 어이가 없는지 여자는 기막히다는 듯이 남편에게 말했다. 남자의 흥분한 목소리는 건물이 무너질 듯 큰소리는 골목 안이 쩌렁 울렸다. 잠시 후에는 와장창 큰소리와 함께 2층에서 1층 길바닥으로 식당 집기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1층 바닥에는 프라이팬, 냄비, 식기 등이 바닥에서 춤을 추듯 널브러져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이 무슨 일인가 고개를 젖히고 식당을 올려다보며 잘못하다가 떨어지는 그릇으로 맞아서 머리통이라도 깨질까 싶어서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치듯 가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단체 손님들이 왔다 가고 난 후에는 꼭 남자의 손에서 그릇들이 2층 식당에서 길바닥으로 쏟아져 나와서 나뒹굴었다. 아내에게 분풀이하듯 하는 그 남자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인의 예쁜 얼굴에 싹싹한 성격은 자기에게만 해당 되기를 바랐는지 모르지만, 서비스업이란 게 모든 사람에게 친절을 팔아야 하는 직업이라 한 사람의 손님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친절은 기본이다. 그 남자는, 아내의 친절이 남의 남자에게 베푸는 게 자기의 자존심이 무너진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 남자는 자기가 당당하다면 여자를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을 아내에 비해 초라한 외모 때문인지 항상 여자에게 행패 부리는 모습이 자격지심으로 비쳤다. 불경기에 메뉴를 바꿔 가면서 열심히 일하는 여자, 손님들이 간 뒤로 억지를 부리는 남자의 뒷모습이 작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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