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갑니다.
시절은 참으로 변화무쌍합니다.
그런 줄로 알았습니다.
속절없고 변화무쌍한 것이 시간이고 시절이라고....
시간은 제 일에 정확하고 늘 변함이 없습니다.
똑같은 일을 지루해하지 않고 무료해하지 않으며 계산도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배신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증오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원망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살해하지도 않고,
시간은 그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할 뿐입니다.
시간은 그러한데...
시간에 기대어 사랑하고,
시간에 기대어 미움과 증오를 키우고,
시간에 기대어 좌절과 원망을 일삼고,
시간에 기대어 죄를 키우고,
시간에 기대어 변하고 도망치고
죄를 일삼는 것은 사람뿐이라는 것을.....
시간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