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교토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교토_산넨자카 니넨자카

by 양수련

체력도 문제지만 신발이 더 문제였다. 신발을 제대로 골라 신고 왔어야했는데…….

발에 물집이 잡혀 찌릿찌릿한데 정은이의 여행은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어떻게 온 여행인데, 아직 해도 지지 않았는데, 정은인 밤을 가득 채운 여행을 하고 싶어 했다. 교토의 구석구석을 모두 누비겠다는 각오다. 난 이미 지쳤는데. 쉬고 싶은데. 이래서 여행도 끼리끼리가 되나보다.

“숙소로 가려면 혼자 가.”

냉정한 것. 아프다거나 힘들다거나 하는 말은 할 수 없었다. 세상에 막 나온 아이처럼 모든 게 신기하고 신나는 아이의 뒤를 힘겨워도 참아내며 쫓아다녔다.

음식점이 줄지어 서있는 한국의 먹자골목이나 다름없는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정은인 주문한 메뉴가 나올 때마다 표정이 밝아졌다. 가득한 손님들 틈에 앉아 우리는 말없이 맥주를 나눠 마셨다.


날은 저물고 한국에서라면 이미 잠자리에 들었을 시각이었다. 음식점을 나온 정은인 무작정 택시를 잡아탔다. 나 또한 무작정 따라 탔다. 여행의 끝을 확인하려는 정은이의 열정을 감당할 수 없으니 오기로 따라붙었다.

교토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산넨자카 니넨자카. 엉망이 된 발임에도 안 왔으면 서운했을 곳이었다. 티격태격하다가도 빨리 숙소로 들어가 쉬고 싶다가도 멋진 풍경을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는 또 평온한 마음이 되었다.


낯선 여행지의 흥에 취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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