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그것이 알고 싶다

공중정원_우메다스카이빌딩

by 양수련

포트타워의 야경을 포기한 뒤였다. 우메다까지 가는 버스를 타볼 요량이었지만 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가 정류장인지도 알 수 없어 길 가는 사람을 대책 없이 붙잡아 세웠다.


소통의 어려움을 떠안고 정은이와 내가 미련을 떠는 동안에도 상냥한 웃음을 안고 기다려주는 일본 처자를 보고 있자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처자를 그냥 돌려보냈다.

와이파이 덕에 그나마 지도를 보고 메리켄 공원에서 산노미아 전철역까지 가는 길을 확인할 수 있으니 부지런히 걷는 수밖에.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내 새끼발가락은 이때의 후유증을 아직도 겪고 있다. 전에는 몰랐던 내 발의 연약함을 매일 확인하는 중이다.


그때에도 물집이 잡히고 발바닥은 곰발바닥처럼 부풀어 올랐다. 감각도 이상하여 내 발이 내 발이 아니었다. 울고 싶은 마음을 겨우 참고 정은이의 발걸음에 죽어라 보조를 맞췄다. 안 그러면 나를 버려두고 그냥 가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


여행은 이제 시작인데 이틀이 더 남았는데 이게 무슨 꼴이람.


내색할 수 없는 속내를 끌이고 산노미아 전철역에 이르니 그나마 안심이다. 불어터진 발이 조금은 쉴 수 있겠지. 우메다역으로 가는 동안에도 날은 저물지 않았다. 야경을 보자고 가는 길이지만 해는 집으로 갈 생각이 없었다. 집에 가고 싶은 건 오로지 나 혼자였다.


우메다스카이빌딩을 찾아가는 길은 또 만만치 않았다. 우메아역에 내려 물어서 찾아간 그곳에서 만난 건 우메다스카이빌딩이 아닌 그냥 우메다빌딩.


헐~~ 발바닥 아파 죽겠는데……. 도대체 우메다스카이빌딩은 어디에 있는 거야?


군말 없이 정은이의 뒤를 쫓고 쫓아 나는 거리를 걸었다. 우메다역에서 내리면 금방 있을 줄 알았던 야경의 명소라는 공중정원은 함흥차사였다. 그리하여 나는 보도블록만 보고 수행하듯 걸었다.

어딘지도 모를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걷고 나니 출출했다. 역을 나오며 들렀던 상점가에서 사온 만두로 요기를 하자니 앉아서 먹을 만한 곳도 없었다. 스카이빌딩을 찾아가는 길목에 다행스럽게도 쉬어갈 탁자와 의자가 눈에 띠었다.

야경을 보고 역으로 되돌아갈 그 길이 나는 벌써부터 아찔했다. 만두를 먹고 나니 금방 어둑해졌다. 이제 걸음을 서둘러야할 때였다.

스카이빌딩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눈앞에 뻔히 보이는 데도 목적지로 가는 길은 빙글빙글 돌아 멀게만 느껴졌다. 제대로 가고 있는 거 맞아? 그리고 가까이 갈수록 스카이빌딩은 분명해졌다.


어스름의 저녁놀을 따라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관광명소가 가까이 있다는 것이고 그들은 모두 야경을 보기 위해 스카이빌딩을 향해가는 인파들임에 틀림없다. 아니나 다를까 줄을 지어 따라간 그곳에 우메다스카이빌딩이 우뚝 서있었다.


밤이다.

사람들은 붐비고 감흥은 적었다. 이러려고 집을 떠나온 게 아닌데, 여행을 온 게 아닌데……. 내 자신이 여행의 묘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만 같아서 씁쓸한 야경이었다.


정은이의 환호성에 부응하여 마음을 추슬러보지만 내 마음은 이미 집에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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