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시간이
걸린 골목길.
구멍 난 굴뚝 아래
한 뼘의 키가
무언가 꾸물대고 있다.
꼼지락,
꼼지락거리는 폼이 잔뜩 긴장한 모습.
쓰윽.
코 한번 닦고,
채송화 키와 다르지 않은
조그만 몸통이
골목을 두리번거린다.
번질거리는 소매 끝도,
기계충 머리 한쪽 땜통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골목길 모서리에 머리를
내밀고, 또다시 두리번.
한 발짝 다가서 또 한 번 두리번.
두 발짝 다가서
한참 높은 창문 올려다 보고.
회색빛 시멘트 벽에
손끝을 댓다가.
놀란 듯,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고
두리번거리는 삐죽 나온
못난이 입술이,
구멍 난 주머니보다 재미나다.
비장한 얼굴로
코 한번 더 훌쩍이며,
후다닥 써 갈기고 도망간 골목길
한쪽 담벼락엔.
영철이는 정민이를 조아한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