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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 기 홍 Jun 01. 2020

그땐 그랬지 #2

골목길

한낮의 시간이

걸린 골목길.

구멍 난 굴뚝 아래

한 뼘의 키가

무언가 꾸물대고 있다.


꼼지락,

꼼지락거리는 폼이 잔뜩 긴장한 모습.


쓰윽.

코 한번 닦고,

채송화 키와 다르지 않은

조그만 몸통이

골목을 두리번거린다.

번질거리는 소매 끝도,

기계충 머리 한쪽 땜통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골목길 모서리에 머리를

내밀고, 또다시 두리번.

한 발짝 다가서 또 한 번 두리번.


두 발짝 다가서

한참 높은 창문 올려다 보고.

회색빛 시멘트 벽에

손끝을 댓다가.


놀란 듯,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고

두리번거리는 삐죽 나온

못난이 입술이, 

구멍 난 주머니보다 재미나다.


비장한 얼굴로

코 한번 더 훌쩍이며,

후다닥 써 갈기고 도망간 골목길

한쪽 담벼락엔.


영철이는 정민이를 조아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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