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 기 홍 Oct 30. 2023

교보문고 신작 출간

무언가를 희망하고 원망하는 상당 부분은 자신의 처지에서 기인한다고 하면 틀린 말일까?

그것은 열악한 기회 창출 조건에서의 갈증과 갈등이겠지만, 상대적 빈곤과 자발적 결핍, 어떤 것은 무분별한 불만의 잔재로 끊임없이 기원하고 염원하며 때론 한(恨)이 되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수없는 절망과 원망을 각혈하며 희망을 갈구했다.'


때론 관성처럼 작용하는 패배 의식과 열등감으로 쌓인 불편한 감정들을 공상의 존재로 위안 삼기도 했었지만, 현실은 그 나태함에 잠시의 관용만 베풀었뿐이고, 

공상 속의 미련은 여전히 부유하며 떠돈,


“추상적 관념이 형체 없이 실재한다면?”


오늘날까지 주물숭배(呪物崇拜)의 원시 신앙이 이어져 오는 것을 보면, 염원의 아니마(anima)를 절대부정으로 치부하기엔 정성과 치성이란 의식에 대한 고민은 불가피하지 않겠는가?

      

셀 수 없이 절망할지언정 포기나 방관이 있을 수 없는 한정된 인생은, 결국 무엇을 얼마나 사랑했느냐로 귀결될 것이기에, 노을빛 하늘에 줄지은 철새의 후렴구 여운처럼 때때로 희망이 흐릿해진다면 뼛속 깊이 문신으로라도 새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름의 그늘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고 있다. 계절이 바뀌면 습관처럼 미련이 남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미련이 남을지언정 오늘을 사는 내게 감사한다.

‘희망은 오늘이 가장 찬란하기에….’          

                                         2023. 9.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숲 속에서.



작가의 이전글 나는 나 이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