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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 기 홍 Apr 24. 2020

자가 진단 좀 합시다

옆 사람 강제로 도인 만들기

햇살이 마당에 넓게 퍼져 앉아도 바람이 이내 매섭게 걷어 올리니, 내 안의 온기는 오돌 거리며 자꾸 겨드랑이 속으로 파고든다.
볕은 이미 봄이고, 가지는 짐짓 꽃잎을 오므리고 있지만, 물색없는 바람의 행패가 참으로 얄밉기도 하다.
겨우내 방황만 거듭하다 돌아가 썩을 자리도 잡지 못한 수분이라고는 1도 없는 낙엽들은, 기습적인 휘감기가 들어오는 바람에 맥없이 바짓가랑이를 잡혀 공중에 쳐 올랐다가, 벽에 내쳐지고, 땅바닥에 곤두박질치더니 이내 구석으로 내몰리길 반복한다.

참 고약하다 너 바람이란 놈은. 참 불쌍하다 너 낙엽이란 놈은. 제 몸을 제 맘대로 하질 못하고 휘둘리는 꼴이.


가만히 앉아 바람이 벌이는 작태를 보고 있자니 우리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입들이 보이고, 행동들이 보인다.


타인의 의사와 의지에 아랑곳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순간과 자리에 관계없이 상대를 휘두르고, 내다 꽂고, 희롱하는 인간군상 속의 독특한 성향의 몇몇 삐죽이 인간들을....


대체로 그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저 자신 외의 다른 대상이 있다면 단수이든, 복수의 사람들이든지 가리지 않고 시작된다.


보통 입 털기 시작은 가볍게 시작한다.

" 내가 누굴 만났는데. 그걸 봤었는데. 누구한테 그 말을 들었는데 등...."

가벼운 대화의 시작으로 경계심이 없이 합류한 선한 인간들은 대략 5분이 지날 즘 그의 입만 바라보면서 계략에 빠져든 걸 느끼게 된다.


그들은 이미 " 다 계획이 있어 내겐 "이라는, 

그동안 숱하게 반복해온 자신들만의 스킬을 믿고 사전 준비 없이 바로 오프닝의 멘트를 상대에게 던지기 때문이다. 

보통 방심의 허를 찌르는 순간을 포착하기보다는,

계획된 범위 안에 상대를 끌어들이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체로 그런 계획을 세우는 법을, 마치 본능처럼 자연스럽게 체득되어있는 존재들이다.


잠시의 틈도 없다.

때론 숨이나 쉬고 는 걸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고, 거침없이 뿌려져 나오는 스프레이 침 방울에 미간이 수시로 깊어지기도 한다.

그들은 주제에 관한 스펙트럼도 상당히 광범위하다.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부터. 주식, 건강, 법규 등. 심지어 생경한 분야의 누군지도 모를 인물에 대하여서도 쉴 새 없이 지식과 정보를 뿜어낸다. 하지만 알 수가 없다. 생경한 주제에 관해선

그것이 맞는 것 인지, 아님 틀린 것 인지....

이럴 땐 상대에 대한 평소의 신뢰도를 수치화시켜보며 " 옳다 " "그르다"를 가려내기도 한다.


그러한 사람들의 특징적인 면을 살펴보자.

- 특정 1인과의 시선 고정이 짧다.

( 쉼 없이 먹이를 찾는다 )

- 호응이 기대에 못 미치면 이내 다음 대상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 눈치는 무지 빠르다. 반면 배려가 없다)

- 상대에게 기회를 주면 곧 죽는 줄 알고 필사적으로 입을 턴다.

( 억지성도 때 종종 드러낸다 )

- 나는 맞고 너는 무조건 틀리다

( 확신과 아집 사이, 불안한 줄타기로 반복한다 )


이럴 땐, 

많은 이들이 침 폭탄을 고스란히 감수하고,

극한 소음의 경계에서의 포용 여부는 상대에

따라 달라진다.

그 사람이 가족이거나, 친구 또는 가까운 지인 경우에는 나 아니면 누가 너를 하며,

방하착의  심정으로 눈뜬 명상에 잠기지만,


그 대상이 데면 데면한 사람이나, 편치 않은 사람이라면 들어주는 예의를 갖추기란 끔찍한 일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 그리 녹녹지 않을 득도의 수준이라....


비슷한 부류의 또 하나의 삐죽이 인간.

매사 부정적인 언행을 습관처럼 보이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행태는 내가 남성인 관계로 동성인 사람들에 관한 모습들만 말할 수 있다.


" 난 이럴 줄 알았어. 내가 그렇지 뭐. 넌 좋겠다 운이 많아서. 그게 되겠어?. 난 안 해, 싫어, 등.... "


좋은 말도 반복되다 보면 짜증이 난다는데, 하물며 부정적인 표현이 반복이 된다면. 끔찍하지 않겠는가. 쾌적 범위 안에 머물길 바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난망이 된 것이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란 말이 있듯이 정작

그들은 자신의 그런 면을 잘 알지 못한다고 한다. 왜? 습관이기에.


습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또는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비교적              고정된 반응 양식.  
          

 " 고정된 "               

여기서 살펴 볼 단어이다.

그들은 이미 뿌리내린 나무가 옮겨지려면 뽑히는 모험을 감수하기 전엔, 새 땅에서의 기름진 토양을 누릴 수 없다는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의식의 변화만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인지를 못하는 것을,

그것도 그런 면을 조언하고 고치길 권유하기란 너무 어려운 문제다.

맥이 빠지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런 성격의 소유자와 함께 하는 시간은 대부분 가슴을 부여잡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인지위덕 (忍之爲德) 그리 녹녹지 않을 득도의 수준이라....


같은 곳을 향하는 시선들이 있다.

그들은 서로 같은 것을 볼 수도, 특정한 것들을 개별적으로 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항상 먼저 본다.

다른 이들도 그것을 본다. 그러나 같은 것을 다르게 본다는 것은 그에게는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바로 그 특별함이 주는 감정과 의식이 서로 다른 말을 하게 만든다.


보편성과 일반적 개념이 아닌
왜곡되어 변형된 것을 담아둔다면
홀로 외로이 독불장군이 되어가는 과정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신념과 확신 일지, 고집과 아집 일지는 안타깝게도 사회적 인식에 의해 고정되어 그들만의 불행한 자아의 모습으로 타인에게 굳어진다.   고군분투(孤軍奮鬪) 그리 녹녹지 않을 득도의 수준이라....                                                                                                                     


 "뜨거운 줄 알면 저절로 놔지는 거지, 어떻게 놓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할까?" 

하긴 모르니 고민이 없지.


그들의 특별함을 일방적으로 터부시 하는 것은 반드시 옳다고만  말할 수 없지만, 

그 상대가 가까운 사람이라면 읍소까진 아니더라도 진심 어린 부탁이라도 하고 싶어 진다.

그들의 그림자가 바람에 농락당할까 마음이 괴롭기 때문이다,


뭇사람들이 웃는 얼굴로 우롱하고,

장단 맞추어주며 조롱하는,

미처 계절의 순환에 적응 못했던

낙엽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우울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바람의 행패에 잠시의 반항도 못한 채 희롱을 온몸으로 감수해야만 하는 낙엽의 처지는  "때"를

놓치고, 어쩌면 무시하기도 했을 오만함을 가진 자의 말로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적응과 순응의 본능적인 타협의 순리를....


" 내가 지금 대로의 나 인 채로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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