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시 무조건 공동중개 응하라는 이상한 법안

공동중개 강제하려면 공동책임제부터 폐지해야

by 양콩

공동중개는, 부동산 시장에서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된 협업 방식이다.

공인중개사들이 고객과 정보를 연결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구조로, 긍정적인 기능 또한 분명 존재한다.


공동중개가 문제였던 적은 없다. 문제는 협업을 강제하려는 발상이다.


지난 2월 9일 발의된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안>에는 공동중개 거부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표면적으로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위한 장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개 현장의 책임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정책 개입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부동산 거래에서 공동중개는 단순한 협업이 아니다. 계약에 대한 공동책임 구조다.


거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상대 중개사의 과실이 명백하더라도, 함께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나누어져야 한다. 공동중개는 '공동수익' 이전에 본질적으로 '공동책임'의 문제다.


따라서 안전한 거래를 함께할 수 있는 협업 파트너를 선택할 권리는 영업 편의를 위한 재량이 아니라 위험 관리 차원의 필수 조건이다.


몇 년 전 전세사기가 급증했을 때 공인중개사 전체가 마치 사기 집단인 것처럼 비난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문제를 일으킨 경우는 대부분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격증을 대여한 기획부동산, 혹은 현장 검증 능력이 부족한 일부 중개사들이었다.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사실상 '누구와든 공동중개를 거부하지 말라!'라고 요구하는 것은

안전한 거래를 위한 정책이라기보다 위험을 강제로 분담하라는 요구에 가깝다.


현장에서는 이미 공동중개로 인한 분쟁이 적지 않다.


다가구 건물 공동중개 과정에서 선순위 임대차 내역을 부실하게 기재한 중개사가 있었고, 이를 바로잡아 달라는 상대 중개사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해당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양측 중개사 모두 손해배상 소송 대상이 된 사례도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공동중개를 해야 할까?





모든 직업이 그렇듯 공인중개사 역시 역량과 책임감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중개사들이 안전한 계약을 수행할 수 있는 협업 파트너를 신중히 선택하려는 이유는, 국민 재산권 보호를 위한 전문적 판단에 가깝다.


이를 다른 업종에 대입해 보자.

고깃집 사장이 병든 돼지고기를 납품한 농가와 거래했다가 손님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면, 앞으로도 그 농가와 계속 거래해야 할까? 만약 협업이라는 이유로 모든 농가의 고기를 강제로 납품받아야 한다면, 그때는 책임 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


부동산 계약도 다르지 않다.

현재는 공동중개 상대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만큼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함께 감수한다.

그러나 선택권을 없애고 공동중개를 사실상 의무화한다면, 그에 상응하여 공동책임 구조 역시 재검토되어야 한다.


이 같은 논의 없이 협업만 강제하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정책이라 보기 어렵다.

결혼을 법으로 강요할 수 없듯, 누군가와 함께 계약할 권리 역시 강요될 수 없다.


부동산 거래는 단순한 소개 행위가 아니다. 한 번의 판단으로 수천만 원, 때로는 수억 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전장치 없이 '선택하지 말고 무조건 같이 하라!'라고 요구하는 것은 중개사뿐 아니라 결국 국민에게도 위험을 전가하는 일이다.


선택권 없는 협업은 책임 없는 협업이다. 협업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안전할수록 좋은 것이다. 안전한 거래는 강제된 협업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에서 시작된다.


공동중개를 의무화하려 한다면, 그에 앞서 공동책임 구조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국회의원님들!

이 법률안을 고집하시려면, 공동책임제 폐지 법안부터 발의하시죠!!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제 부동산 쇼윈도 거래는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