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워킹일지] 제주 올레길(1) _ 준비

아이러브워킹_제주 올레길 001

by 양성필




1. 2019년 11월 7일, 제주 올레길 1코스 시작점에서 첫 스탬프를 찍으면서 느낀 벅찬 설렘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올레길에 첫 발을 내디딘 그날의 감흥과, 그날의 날씨와, 그날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주의 햇살과 풍광을 또렷이 기억한다. 그것들은 마치 첫사랑의 추억처럼 내 마음에 각인돼 있다. 한편으론 오늘부터 시작하긴 했는데 도대체 언제쯤이면 26개 코스 완주를 마칠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함을 느끼기도 한 날이었다.


당초 3년 내에 완주해 보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지난 2년 7개월 동안 꾸준히 제주를 찾아서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보니 시나브로 <제주올레 패스포트>의 빈 공간이 하나씩 하나씩 스탬프로 채워져 갔고 마침내 목표했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도전하라! 인생의 묘미는 도전에 있다!






2. '올레'는 길에서 집까지 연결된 아주 좁은 골목길을 말하며 제주 지방의 방언이다.

제주의 전통민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특한 구조 중 하나가 ‘올레’다. 집 주변의 현무암 돌담만으로는 제주의 거센 바람을 막지 못하기 때문에 집터가 큰길을 향해 바로 문을 틀 수 있어도 굳이 올레 공간을 만들어 그 안쪽에 집을 지었다고 한다.


올레는 완만한 곡선형으로 휘어 돌아가게 만들거나 집터와 고저차(高低差)를 둠으로써 외부의 시선을 차단해, 고유의 사적 공간으로서의 주택의 기능을 살려준다. 제주에서는 긴 올레를 갖춘 집을 격이 있는 집으로 평했다고도 한다.


엄밀히 말해 제주 올레길은 사전적 의미의 올레(골목길)는 아니다. 걷는 여행이라는 취지에 맞게 개발된 길로 마을길, 해안도로, 숲 속 오솔길 등 다양한 길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주올레라는 말에는 '제주에 올래?'라는 초대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한다.






3. <제주 올레길>은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사단법인 제주올레>의 서명숙 대표이사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트레킹 코스다.

2007년 9월 8일 1코스를 시작으로 각 코스가 차례로 개장되었으며, 2012년 11월 24일 21코스의 개장으로 제주도를 한 바퀴 연결하는 올레코스가 완성됐다.


제주 올레길은 제주도, 추자도, 가파도, 우도에 걸친 총 26개 코스, 425km로 구성되어 있는데 2022년 6월 추자도에 18-2코스가 새로 개설되어 총 27개 코스, 437km가 됐다.



제주 올레길 총 27개 코스, 437km (출처 : 제주올레 (jejuolle.org))


[ 제주 올레길 코스 개요 ]

1코스 : 시흥 - 광치기 올레, 15.1km (중)

1-1코스 : 우도 올레, 11.3km (중)

2코스 : 광치기 - 온평 올레, 14.7km (중)

3코스 : 온평 - 표선 올레

- 3-A코스(중산간) 20.9km (상)

- 3-B코스(해안) 14.6km (상)

4코스 : 표선 - 남원 올레, 19km (중)

5코스 : 남원 - 쇠소깍 올레, 13.4km (중)

6코스 : 쇠소깍 - 서귀포 올레, 11.6km (하)

7코스 : 서귀포 - 월평 올레, 17.6km (중)

7-1코스 : 서귀포 버스터미널 - 서귀포 올레, 15km (중)

8코스 : 월평 - 대평 올레, 19.6km (중)

9코스 : 대평 - 화순 올레 , 7.6km (상)

10코스 : 화순 - 모슬포 올레, 17.5km (중)

10-1코스 : 가파도 올레, 4.2km (하)

11코스 : 모슬포 - 무릉 올레, 17.3km (중)

12코스 : 무릉 - 용수 올레, 17.5km (중)

13코스 : 용수 - 저지 올레, 15.2km (중)

14코스 : 저지 - 한림 올레, 19.1km (중)

14-1코스 : 저지 - 서광 올레, 9.3km (하)

15코스 : 한림 - 고내 올레

- 15-A코스(중산간) 16.5km (중)

- 15-B코스(해안) 13.5km (하)

16코스 : 고내 - 광령 올레, 15.8km (중)

17코스 : 광령 - 제주 원도심 올레, 18.1km (중)

18코스 : 제주 원도심 - 조천 올레, 19.6km (중)

18-1코스 : 추자도 올레(추자도 제주올레 공식 안내소 - 신양항), 11.4km (상)

18-2코스 : 추자도 올레(신양항 - 추자도 제주올레 공식 안내소), 10.2km (상)

19코스 : 조천 - 김녕 올레 , 19.4km (중)

20코스 : 김녕 - 하도 올레, 17.6km (중)

21코스 : 하도 - 종달 올레, 11.3km (하)


* 괄호 안은 난이도 표기임

** 3코스와 15코스의 경우 A, B 코스 중 어느 곳을 선택해도 괜찮음






4. 제주 올레길을 걷기 전에 준비해야 할 필수 품목은 <제주올레 패스포트>와 <제주올레 가이드북>이다.

패스포트는 20,000원이고, 가이드북은 10,000원이다. 제주올레 (jejuolle.org)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온라인 구매 후 공항에서 픽업도 가능하다. 오프라인은 제주 별책부록과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제주올레 공식 안내소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참고로 제주올레 패스포트의 판매 비용은 올레길의 유지 및 보수 작업에 사용된다고 한다. 물론 스탬프에 관심이 없다면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제주 올레 스토어 올레길 스타트 패키지 (출처 : 제주올레 (jejuolle.org))



필자의 손 때가 묻은 <제주올레 가이드북>



모바일 패스포트를 이용해도 된다. 모바일 앱 다운로드는 여기서! 올레패스 (ollepass.org)

제주올레 모바일 패스포트 앱 다운로드 (출처 : 제주올레 (jejuolle.org))






5.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각 코스마다 시작점-중간점-종점의 서로 다른 스탬프를 찍어야 한다.

세 종류의 스탬프를 모두 찍어야 해당 코스를 완주한 것으로 인정한다. 제주 올레길에는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간세가 놓여 있다. 간세는 제주올레의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으로 게으름뱅이를 뜻하는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 온 말이다. 느리고 천천히 제주올레 길을 걷자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종점 스탬프는 각 코스별 특장을 상징화한 특별한 그림이 새겨져 있다. 전체 코스의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완주 인증서와 기념 배지를 받을 수 있고 올레 홈페이지의 명예의 전당이라는 곳에도 완주 인증 사진이 게재된다. 완주 인증은 서귀포에 있는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한다.




시작 - 중간 - 종점 스탬프 (출처 : 제주올레 (jejuolle.org))






6. 제주 올레길을 걷다 보면 셀 수 없이 마주치는 안내 표지들이 있다.

간세, 화살표(파란색/주황색), 스탠드, 휠체어 구간, 리본(파란색/주황색), 플레이트, 시작점 표지석, 스탬프 간세 등등. 이 표지들의 쓰임을 사전에 잘 알아두면 훨씬 안전하고, 즐겁고, 효과적인 걷기 여행을 할 수 있다. 한 번씩은 꼭 읽어보자.


제주올레 길을 이끄는 안내표지 (출처 : 제주올레 (jejuolle.org))



특히 이 중에서, 올레길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아래 사진에 나온 두 가지 표식을 잘 기억하면 된다. 먼저 나무나 전봇대에 매달려 있는 두 가지 색상의 리본은 올레길의 코스를 안내해 주는 길잡이다. 이 표시만 잘 보고 걸어도 길을 잃을 걱정은 없다. 그다음으로 화살표는 두 가지 색상이 있는데 파란색은 순방향(시작점 ~ 종착점), 주황색은 역방향(종착점 ~ 시작점)의 길을 안내해 준다.





다만 간혹 길을 걷다가 리본 사이의 간격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다음 표식을 보지 못하고 길을 잃는 사람이 있다. 필자도 수 차례 겪었다.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마지막 리본을 봤던 자리로 다시 돌아와서 다음 리본을 찾은 후에 다시 걷기를 시작해야 안전하게 헤매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7.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제주 올레길 걷기 "찐 TIP"

① 신발은 러닝화나 트레킹화 정도면 충분하다. 등산화 필요 없다. 괜히 무겁기만 하다. 배낭은 최대한 가볍고 간편한 걸로 하는 것이 좋다. 흐린 날에는 접이식 우산을 하나 배낭에 넣고 다니자. 제주는 날씨 변화가 심하다.

② 모자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창이 있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여름철 제주의 자외선은 상상을 초월한다. 옆과 뒷 가리개가 부착되어 있는 것이 좋다. 멋 부리다가는 피부에 탈이 날 확률이 높다. 필자도 심한 피부 열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선크림과 팔 토시도 꼭 필요하다. 모자는 머리에 꼭 맞는 캡이 아니라면 반드시 턱 끈이 있는 것을 착용해라. 제주의 강한 바람에 날아간다.


③ 물과 간식은 필수다. 올레길 중간마다 우리를 맞이할 식당이 늘 준비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코스는 중간에 물을 살 수 있는 가게조차 없는 곳도 있다. 늘 충분한 물과 한 끼 정도 버틸 수 있는 고열량 간식거리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④ 필자는 제주 올레길 완주를 하면서 1/2 이상을 당일치기로 걸었다. 이른 새벽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서 올레길 시작점까지 버스로 이동, 올레길 걷고, 다시 버스로 공항으로 이동해서 저녁에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이다. 이렇게 하면 체력적으로 살짝 힘들 수도 있지만 몇 번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사실 오가는 비행기와 이동 간의 버스에서 조금씩 잠을 청하면 그리 힘들 것도 없다.


당일치기 올레길 걷기의 장점은 첫째, 숙박을 할 경우보다 짐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 간편한 차림으로 이동과 걷기를 할 수 있다. 무거운 짐 가방 메고 걷는 건 군 생활 때 한 것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은 no. no.


둘째, 숙박을 하게 되면 비용이 훨씬 늘어난다. 숙소 비용은 물론이고 식사 횟수도 늘고, 제주에 와서 싱싱한 횟감에 소주 한잔 곁들이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⑤ 올레길을 반드시 1코스부터 21코스까지 순서대로 걸을 필요가 없다. 당일치기로 걸을 코스와 1박 2일 또는 2박 3일 일정으로 묶어서 걸을 코스에 대한 계획을 미리 생각해두면 효율적인 올레길 걷기를 할 수 있다. 특히 필자처럼 서울과 제주를 오가면서 제주 올레길 완주에 도전하는 사람은 반드시 투입 비용(시간, 돈) 대비 효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때 고려할 점은 코스의 위치, 길이, 난이도다. 현명한 판단을 하시길!


⑥ 2박 3일, 3박 4일 일정으로 올레길 걷기 여행을 왔다면 숙소를 각 코스의 중간 지점에 잡고 매일 아침 버스로 이동해서 걸은 후에 다시 버스를 이용해 숙소로 돌아오는 방법을 선택하라. 짐이 많은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올레길을 걷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다. 걸을 때는 무조건 간편한 차림새로! 그리고 숙소는 사전에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⑦ 너무 여유를 부리지 말고 가급적이면 해가 지기 전에 걷기를 마쳐라. 제주도 올레길은 한적한 해변가나 산, 오솔길, 계곡, 시골길이 많다. 그런 곳은 인공적인 조명이 전혀 없기 때문에 해가 지면 금방 어두워지고 깜깜 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반드시 명심해라. 리본이 안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길을 잃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⑧ 추자도는 제주항에서 배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이곳이 참으로 가기 힘든 곳이다. 필자도 태풍, 선박 정기점검 등으로 인해 세 번의 시도 끝에 겨우 걷기를 완료했다. 날씨가 좋을 때 미리 이곳부터 완주하고 스탬프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같은 섬이지만, 우도나 가파도는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고 걷기 코스의 길이나 난이도도 전혀 부담이 없는 곳이다. 추자도는 다르다. 사전에 계획을 잘 세워서 도전하시길.


⑨ 제주공항과 올레길 코스 간 이동은 버스가 제일 편하고 안전하다. 다만, 도심에서 먼 한적한 곳은 버스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항상 여유를 두는 게 좋다. 카카오 택시가 잘 잡히는 편이지만 가까운 거리 이동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으니 유념하면 좋을 것 같다.


⑩ 필자는 회사생활 틈틈이 당일치기 또는 짧은 휴가를 활용해 제주 올레길 완주를 했고 그 경험을 공유한다. 제주 한 달 살기 & 올레길 몰아서 걷기를 계획하는 분은 다른 글과 정보를 참고하시길.


아무쪼록 즐겁고 행복한 제주 올레길 걷기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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