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angha Jan 03. 2017

이탈리아#10  a piece of Italy

Bring home a piece of Italy - 2014년, 봄

여행 마지막날, 늦잠을 즐기며 호텔에서 뒹굴거리다가 적당히 공항으로 갈 계획이었는데 새벽 5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짐을 다 정리했는데도 겨우 6시 30분. 그동안 오가며 겉에서만 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에 들어서니 곧 미사가 시작한다길래 호기심이 생겨 냉큼 관광객 출입 저지선을 넘어 의자에 앉았다. 성당 미사를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세한 의미를 알 수 없는 의식의 연속이었지만, 바라고 위하고 뉘우치는 마음이 참 귀하구나, 잊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미사를 마치고 나와 로마 3대 젤라또(이런 건 누가 정하는 걸까) 맛집 중 하나, Passi에 들러 아침부터 젤라또 흡입! 이 젤라또가 이번 여행에서의 마지막 젤라또로구나. ㅠ_ㅠ


마지막으로 관광객 모드에 십분 충실하게 이층 시티투어 버스에 올랐다. 베네치아 광장과 캄피돌리오 광장을 지나 대전차 경기장을 따라 달리다가, 콜로세오에서 방향을 꺾어 테베레 강가를 훑는 코스. 이른 시각이라 탑승객은 노부부 한 커플과 나뿐이었다. 덕분에 제일 앞자리에 앉아 마구마구 소리도 질러가며 시~원하게 달렸다.


공항 도착. 면세점도 돌고, 에스프레소도 실컷 마시고, 미처 못 챙긴 선물도 사고... 이제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 시간. 커다랗게 프린팅된 포스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아하고 멋진 데다가 유쾌(로베르토 베니니♥)하기까지 한 배웅이었다. 어디 한 조각뿐일까, 지난 열흘 남짓이 남긴 수많은 조각 조각들이 앞으로의 삶에서 불쑥불쑥 떠오르겠지. 이 멋드러진 배웅까지도. 그러던 어느 날, 그 떠오름을 외면하지 못해 언젠가 다시 이 곳을 찾게 되겠지. 그럼 그때까지 안녕-.


덧) 비즈니스 업그레이드는 덧 아닌 덤! 

매거진의 이전글 이탈리아#9 지중해를 따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