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iece of Hongkong
임시저장글로 2년 넘게 지낸, 2015년 홍콩의 기억. (미안하다. 게을렀다.)
안개비 내리던 홍콩. 화려한 네온싸인을 보며 크리스마스구나 실감했다.
홍콩의 시작은 숙소였다. 주요 스팟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가격 저렴하고 북적이지 않는 곳. 때문에 하버뷰 코너방에서 호젓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 들어서자마자 창가에 달라붙어 한참 동안 탄성만 뱉어냈다. 감각 넘치는 인테리어도 보너스! 아, 물론... 샤워룸에 문이 없어, 잠시 멘붕이긴 했지만 말이다.
야경을 한참 감상하고, 느지막히 일어났다. 어디 한 번 점심 먹으러 나가볼까나.
점심 장소는 무려 한국에서부터 미리 예약해둔 Mott 32. 요즘 핫하다는 북경오리 전문점이다. 기다리며 크리스피 딤섬 한입 베어무는 순간, 행복했다. 사진 찍고 차 마시며 조잘대는 사이, 대망의 주인공 북경오리가 나왔다. 살코기는 담백+부드럽고, 껍질 부분은 고소하게 입 안에서 녹았다. 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배도 부르니, 오후엔 좀 부지런히 걸어보기로 했다.
부지런히 걸어, 산 위에 있는 만불사까지 갔다. 산 밑에서부터 절까지 양쪽으로 불상 행렬이 이어지는데, 불상 퀄리티가 전혀 경건하지 않아 웃다가 헥헥대길 반복한 곳.
대관람차를 보면 늘 즐겁고, 설렌다. 오죽하면 울산 출장가서도 대관람차 비스무레한 걸 보고, 타고싶어 폭풍 검색했더랬다. 홍콩 도심 한가운데 있는, 심지어 번쩍거리는 대관람차라면 마다할 리가 있나.
한 번 도는 건 줄 알았는데 무려 2번을 돌았다. 너무 신나서 내내 발을 동동 굴렀다. >_<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볼까 하다가, 그보다 더 멋진 백만불짜리 야경을 떠올리곤 다시 호텔로 향했다. 오후 내내 걸었더니 피곤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5년 12월 24일. 내 에버노트에는 이런 기록이 남았다.
꼼짝 안 하고 앞만 보고 있어도 충분한, 2015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