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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희수 Nov 09. 2020

투명인간

등장인물


엄마 

의사

국가요원 

사진작가           


병원에서 싱글맘이 아이를 낳는다. 그 아이는 투명인간. 엄마와 의사는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 고민한다. 국가요원이 투명인간 아기에 대해 알고 그들에 삶에 개입하게 되고 이를 지켜보는 사진작가가 있다.


암전 


조명 인

의사     거의 다 됐습니다. 네 조금만요. 벌어졌어요. 힘내세요. 

엄마     악! (얼굴의 모세혈관이 터질 정도로 악을 쓴다.)

의사     다 벌어졌어요. 조금만 더 더 더 

엄마     선생님 죽을 것 같아요.

의사     괜찮아요. 아기 머리가 보이는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엄마 계속해서 소리를 지른다. 

엄마의 탈진과 동시에 의사 당황한다.


의사     어?


아기 소리 


의사     어? 큰일 났다.

엄마     (놀란다.) 왜 그러세요?

의사     없어요.

엄마     뭐가요? 손가락? 발가락? 

의사     아뇨

엄마     그럼 뭐가 없는데요.

의사     아기가 없어요.

엄마     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아기가 없다니요. 혹시 떨어뜨리신 거 아니에요?


의사 침대 밑을 본다.


의사     아닌데

엄마     잘 찾아보세요.

의사     어? 잡았다.

엄마     찾았어요?

의사     네 근데 보이지 않아요.

엄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진짜 미치겠네

의사     아이가 보이지는 않는데 잡혀요. (아이를 안아 든다.) 여기 있죠.

엄마     선생님?

의사     (천천히 안겨준다.) 여기요. 안아 보세요.


의사 엄마에게 아이를 안겨준다.


엄마     선생님 어떻게 된 거죠?

의사     저도 처음 있는 일이라서….

엄마     병에 걸린 건 아니겠죠? 

의사     굳이 병이라 하면 피부병? 의사라고 다 알지는 못해요. 특히 이런 일은 저도 처음입니다. 일단                            피부과 의사를 데리고 올게요.

엄마     선생님 잠시만요. 일단 계세요. (아이를 달래며) 어 그래 울지 마 아이고 이쁘다.

의사     보이시나요?

엄마     느껴져요.

의사     먼저 탯줄을 잘라야 하는데 어 여기 있다. 자 자르겠습니다.

엄마     잠깐만요!

의사     네?

엄마     확실한 거죠?

의사     뭐가요?

엄마     지금 잡고 있는 게 탯줄은 확실하냐고요. 혹시 아이에 발가락이던지 아님 그거라던지

의사     (더듬어 본다.) 아니에요. 이렇게 긴 것을 보니 탯줄이 확실합니다. 이 부분이 배 같으니깐…. 자                        자르겠습니다!


싹둑 암전


병실

엄마 누워있고 의사 엄마 옆에 서있다. 옆에는 아이 침대가 있고 아이가 누워있다.(당연히 안 보임)


엄마     평범하게 키울 거예요.

의사     가능할까요?

엄마     가능하지 못할 게 있나요? 도시에서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아이와 같이 인적이 없는 곳에서 자급자족                 하면서 살아 거예요. 필요한 게 있으면 제가 가끔 도시로 나와서 물건을 사던지 아님 요즘 택배가 잘                   돼있으니깐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될 거예요.

의사     그 방법도 있겠군요. 하지만 그런 삶은 고독하고 힘들 텐데 차라리 정부에 알려서 보호를 받으며 살아                가는 것은 어떨까요?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 인 걸요.

엄마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이 아이에게 능력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그저 평범 하 게 살아가면 그              것만으로 충분해요. 특별하다는 것이 조금만 틀어져도 차별로 돌아오는 사회예요. 저는 우리 아이에게              그런 모험을 시키고 싶지 않네요.

의사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말을 했네요. 

엄마     아니에요. 저도 흥분해서 선생님께 큰소리를 냈네요.

의사     그럼 일단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저와 어머님뿐이니깐 몸이 회복되는대로 퇴원하시죠. 

엄마     그래야겠죠.


사진작가 불쑥 들어온다.


작가     아이고~ 선생님


의사 황급히 아이 침대를 가린다.


의사     안녕하세요.

작가     에? 뭐하세요? 뒤에 뭐가 있나요? 뭔데 가리세요?

의사     아무것도 아닙니다.

작가     아무것도 아닌데 가리면서 아무것도 아니면 아무것인 거죠?


작가 의사에게 접근한다.


엄마     누구신데 남에 병실에 막 들어오세요?

작가     아 죄송합니다. 제가 의사 선생님한테 드릴 말이 있어서

엄마     정말 무례하시네요. 드릴 말은 선생님이 나가면 하시고 먼저 나가주세요.

작가     (능글맞게) 아! 알겠습니다.


작가 나가는 척하다가 의사 뒤를 휙 본다. 


작가     뭐야 아무것도 없네 

의사     (당황하며) 당연하죠.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지 않습니까?

작가     에이 재미없어 저는 두 분이서 쿰쿰한 음모라도 꾸미는 줄 알았죠.

엄마     정말 무례하시네요! 당장 나가 주세요!

작가     (머쓱하게) 아 죄송합니다. 그럼 선생님 나중에 시간 좀 내주세요.

의사     알겠습니다. 제가 계신 병실로 가도록 하죠.

작가     그럼 수고 

엄마     뭐죠. 저 사람 정말 경우 없는 사람이네요.

의사     아 그.. 사진 찍는 사람인데요. 이번 겨울에 산에서 철새를 찍겠다고 눈 안에 굴 파고 숨어 있다가 동상              걸려서 온 사람입니다.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닌데 워낙 능글 맞고 장난이 심해서 

엄마     다음에는 이런 일 없게 해 주세요. 아이에 관한 건 철저히 비밀로 해야 되니깐요.

의사     (조용하게) 사실 투명한 아기라서 걸릴 일은 없겠지만

엄마     선생님!

의사     아 네 철저히! 아이는 아직 안정이 필요해서 제가 책임지고 인큐베이터에서 지켜보겠습니다. 비밀!


의사 아이를 안고 퇴장한다


셔터가 쏟아진다..


기자 1    세계 최초의 투명인간 아기인데 어떤 방식으로 양육할 예정이신가요.

기자 2    출산하신 아이가 투명인간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에 기분은 어떠셨나요?

기자 3    아이가 투명인간 것 외에는 특별한 점은 없나요?

엄마     (발끈) 투명한 것도 특별하지  않아요. 그저 다를 뿐이죠!

기자 1    나라에서 이제 아기에 대해 알게 되면 양육권에 대해 간섭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실 건가요.

엄마     양육권이요? 당연히 제가 키워야죠.

기자 2    남편 분은 어떤 분이셨죠? 혹시 남편 분도 투명인간이었나요?

엄마     그 사람이랑은 상관없어요. 

요원     자자 그만 나가 주시죠. 야 거기 정리해. 다 밀어내라고 문 닫아 문!


요원 무대 앞으로 나서면서 플래시 효과가 사라진다.


요원     (뻔뻔하게) 많아 당황하셨을 것 압니다. 말이라는 게 참 빠르죠.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저희가              모시게 될 테니깐요. 

엄마     누구시죠?

요원     아 저는 경찰 비슷한 겁니다.

엄마     경찰이요?

요원     아 네 경찰이죠. 다르지만 나라 일 하는 건 똑같으니깐요. 겁 안 먹으셔도 됩니다. 뭔갈 잘못하셔서                   잡으러 온 게 아닙니다. 그 아이 때문에 온 것입니다.

엄마     아이요? 무슨 말씀 하시는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요원     (차트를 꺼낸다.) 2019년 8월 20일 하늘병원에서 출생 성별은 여 이름은 양다예 특이사항 피부가 투명              하여서 눈에 보이지 않음 의학계 최초 발견…..

엄마     의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


의사 급하게 뛰어 들어온다.


의사     (숨 가쁘게)네! 부르셨나요?

엄마     이게 무슨 일이죠?

의사     (뜸 들이며) 어 그게 

엄마     (화) 선생님! 

요원     어머님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희가 더… 

엄마     선생님께 물어봤어요. 선생님 어떻게 된 거죠?

의사     어 그게 의사 동기가 있는데 그 친구한테만 말을 했는데 아무래도 그 친구가 

엄마     선생님 저랑 약속하셨잖아요. 비밀로 하자고요.

의사     네 저도 그 친구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엄마     의사 선생님 저 지금 퇴원 처리해주세요. 바로 나가야겠어요.

의사     그.. 그게 

요원     지금 밖에 인파가 엄청나게 몰려 있어서 나가는 것은 무리입니다. 주차장으로 개인 차는 물론이고 이 건         물 주위 도로로 차도 지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 털썩 침대에 앉는다.


요원     제가 그래서 아이와 어머님에 보호를 위해서 왔습니다. 걱정 마시고 제 다른 요원들이 올 때까지 조금                만 쉬고 계시죠.

엄마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 사람을 믿을 수는 없어요..

요원     알려지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말씀드리기 꺼렸는데 어머님한테는 문제없겠죠. 나라에서 파견된                    요원입니다. 조직에 명칭은 없습니다. 이 이상은 말씀드리기에는 문제가 생길지 몰라서 힘들고요.                      저희 팀원들이 오면 저희 팀원들과 함께 이동하시면 됩니다. 안전한 곳으로요.

엄마     제가 만약 따라가지 않는 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요원     하하하 저희는 언제나 어머님에 의견을 존중합니다. 영화처럼 협박이나 강제로 끌고 가거나 하지 않                  죠. 

엄마     그럼 저는 아니 저희는 따라가지 않겠어요. 그리고 이렇게 일이 커진 것에 대해 책임지고 잠재워 주세                요. 정말 국가요원이라면 피해를 보는 국민을 위해서 그 정도는 해주 실 수 있겠죠. 그리고 의사 선생님              은 차로 제가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돼요. 말에 따른 대가라고 생각하세요.

의사     아 네 그래야죠.

요원     좋습니다. 그럼 저와 거래를 하시죠.

엄마     협박이나 회유는 하지 않는 것 아닌가요?

요원     거래는 다릅니다. 국민을 위한 국가이긴 하지만 결국 상관에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그 임무를 수행하                지못 할시에 한 나라에 국민인 저도 불이익을 당하니깐요. 거래는 어렵지 않습니다. 나라에서 최고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팀이 아이에 건강 상태를 우려하여 몇 가지 검사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표본 채               취를 위해 DNA와 피부 조직을 조금 얻기만 하면 됩니다. 그 후에는 어머님이 원하시는 대로 다 해드리                죠. 

엄마     저도 같이 가겠어요.

요원     아 그건 조금 곤란한데요. 1급 비밀 장소라 아무나 출입이..

엄마     그럼 저는 동의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저는 아무나 가 아니라 이 아이의 엄마입니다.

요원     아 참 절대 양보는 없으실 것 같군요. 좋습니다. 그럼 같이 가시죠. 병실에서 편하게 쉬고 계시면 모시                러 오겠습니다. 그럼..


요원 퇴장 의사 인사하고 뒤따라 나간다.

사진작가 창문으로 등장 

무대 사정이 좋지 않으며 창문틀을 들고 그 틀을 건너서 들어온다. 


작가     아이고 안녕하세요. 

엄마     여기 5층인데 어떻게 

작가     저 같은 사람들한테는 기본입니다. 기본, 엄청 유명인사가 됐던데요. 티브이 얼굴 다 팔렸어요. (자세                히 본다.) 실물이 낫네 


가까이 얼굴을 들이댄 작가가 당황스럽다.


작가     전혀 몰랐네 어제 본 게? 아니 보지 못한 게? 뭐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투명 아기 라니, 사진 찍어도                    되나요? (사진을 찍는다.) 사진빨은 잘 받으시네요. 

엄마     저기요!

작가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인파가 쫙 깔렸는데 도망 치실 건가요? 아님 유명인사가 돼서 돈 좀 벌어                  보실 건가요?

엄마     여길 벗어나서 아이랑 둘이서 조용히 살 거예요.

작가     그게 맘처럼 될까요.

엄마     이미 나라에서 나온 사람들 이야기가 끝났고 그렇게 해준다고 약속받았는걸요.

작가     네? 그걸 믿으세요? 강단 있어서 세상에 대해 좀 아시는 줄 알았는데 

엄마     거짓말이라는 말인가요?

작가     당연하죠. 걔네들은 거짓말하는 게 일인데 

엄마     아니에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어요.

작가     아 느낌 좋죠. 근데 그 느낌 믿다가 사기당한 사람들 많습니다. 세상에 사기당한 사람들은 다 바본가                  알면서도 당하는 게 사기예요.

엄마     음…. 그럼 어쩌죠. 이미 저와 아이에 대한 신상도 다 알고 있던데 

작가     그러겠죠. 아무래도 나랏일 하는 양반들에게 그런 건 식은 죽 먹기 보다도 쉬울 테니깐요. 잠깐! 근데                저한테 물으셔도 뾰족한 수는 없어요.

엄마     그래도 불쌍한 사람들을 보고 외면하실 분은 아니시잖아요. 

작가     네? 허참

엄마     잠시만요. 제게 생각이 있어요 도와주세요.

작가     뭔데요.

엄마     (빠르게 귓속에 속삭인다.) 속닥속닥


문 두드리는 소리 

작가 숨는다. 엄마 눕는다.

요원과 요원 2가 등장한다. 

요원 2 아이를 품에 안고 있다. 


요원     차 준비해놨습니다. 저희 따라서 이동하시면 됩니다. 

엄마     갑자기 열이 나는데 간호사를 불러 주실 수 있나요?

요원     언제부터 그러셨죠?

엄마     모르겠어요.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답답하더니 열이 나네요.


요원 요원 2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요원 2 아이를 안고 나가려고 한다. 


엄마     아이, 안아 볼 수 있을까요?

요원     (껄끄러운 듯) 열이 나시는 것을 보니 감기이면, 감기가 아이한테 옮을 수도 있을 텐데요.

엄마     그래도 아이를 잠깐이라도 안아 본다면 힘이 날 것 같아서 그래요. 아직 제대로 인사도 못했어요.


요원 2 요원을 보고 있는데 요원 고민하다가 요원 2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요원 2 아이를 엄마한테 전달하고 돌아가려는데 

작가가 침대 밑에서 요원 2에 다리를 잡고 끌어당겨 넘어트리고

요원 2 가슴팍에 있는 총을 뺏어서 다른 요원을 겨냥한다. 

요원은 총을 꺼내고 요원 2는 넘어진 채로 기절했다.


요원     이게 무슨 짓입니까?

엄마     당신들 원하는 대로 따르지 않을 거예요.

요원     저희는 보호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엄마     어떻게 믿죠?

요원     (작가에게) 이봐 근데 당신은 누구야! 당신이 구슬려서 이렇게 만든 거지?

작가     구슬리긴 진실을 말했을 뿐이야. 당신들 하는 짓은 항상 똑같이 맨날 뭐가 잘못됐네 하며 설명도                        없이 잡아가기만 하고 원하는대로 안되면 가두기나 하고 자기네 이익을 위해서 라면 거짓말이나                        찍찍 싸대면서

요원     당신이 법을 안 지켰나 보지 그리고 거짓말을 언제 했다고 그래 당신 나 본 적 있어? 

작가     없어! 너네 다 한통속 이니깐 안 봐도 알아 이 사람아 

요원     총 내려놔 여기서 더 가면 돌이 킬 수 없어

작가     그건 내가 알아서 하는 문제고 

엄마     어쨌든 저희는 나갈 거예요. 비키지 않으면 생각하는 것보다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거예요 (작가에게)                  가죠.


작가가 총을 겨누고 무대 밖으로 이동하고 엄마는 작가 뒤에 붙어서 같이 이동한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요원과 작가 엄마는 위치를 옮기고 무대를 나가기 전에 


엄마     수갑 있으시죠. 침대랑 손목에 채우세요.


요원 수갑을 꺼내서 손목과 침대에 건다. 

엄마와 작가 확인한 뒤 밖으로 뛰어나간다. 


요원     (요원 2를 발로 차면서) 야 일어나 야


요원 안주머니에 있는 키를 꺼내서 수갑을 푼다. 

그리고 요원 2에 뺨을 때린다. 


요원     야 야!


요원 2 천천히 일어난다. 


요원     도망쳤어 잡아와 그리고 너 총 찾아오고 


요원 2 자신에 몸에 총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간다. 

요원 전화를 건다. 


요원      복도팀에서 놓쳤으면 주차장에 갈 거야 일단 입구 막고 총 든 남자는 반항하면 사살해도 돼


밖에 몇 발에 총소리가 들린다. 

엄마의 악에 바친 비명소리 

요원 뛰어나간다. 

엄마의 비명소리가 몇 번 더 들리더니 요원과 함께 피범벅이 돼서 작가에게 부축을 받으며 들어온다. 

엄마 무대에 들어와서도 비명을 지르고 작가는 공포와 당황에 휩싸인다. 

요원 의사와 같이 들어온다. 


의사     어떻게 된 거죠? 말 좀 해봐요.

작가     아기가… 아기가 

의사     어머님 정신 차리세요. 어머님! 

엄마     우리 아기 어떡하죠? 선생님 

의사     일단은 아기를 저에게 주세요. (한 번에 받지 못한다.)


의사 아기를 받고 뛰어나간다. 

엄마 정적 속에 울다가 


엄마     당신들 우리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요원     저희는 먼저 공격해온 사격에 대응했을 뿐입니다. 먼저 공격하거나 의도한 사고가 아니었다고요.

작가     그렇게 방송에서도 말해 보시지 내가 다 까발릴 거야 

엄마     당신도 책임 있어 어째서 총을 쏜 거야 협박 용도로만 사용했어야지 

작가     아니 저는 어떻게 해서든 도우려고 했을 뿐인데

엄마     당신들 때문에 내 아기가 내 아이가…..(절규)

작가     아 일단… 진정하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시죠.


요원 전화를 받으며 나가려고 한다. 


작가     이봐 당신 어디가! 


요원 한번 슬쩍 뒤돌아 보더니 그냥 나간다. 


작가     이봐 야 야! 어휴 쓰레기 같은 놈들

엄마     당신도 나가요.

작가     저도요? 옆에 있어..

엄마     나가!(비명에 가까운 악)

작가     네..


작가 나가려고 하는데 의사 박차고 들어온다. 온몸에 피범벅


의사     어머님!


엄마 기대에 찬 눈빛으로 의사를 바라본다. 


엄마     네!

의사     저.. 이런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늦었습니다. 총알이 아기 몸을 관통해서 그 자리에서                즉사했습니다.


엄마 주저앉아서 좌절

요원 등장                                        


요원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그렇게 됐군요. 저희 명함을 하나 놓고 가겠습니다. 이쪽으로                연락 주시면 위로금 처리가 될 겁니다. 

작가     (요원에 멱살을 잡으며) 뭐? 위로금? 보상금이 아니고? 당신들이 죽인 거잖아!

요원     이봐 당신 자꾸 선을 넘는군

작가     넘으면 어쩔 건데 무게 잡고 말하면 무서운 줄 알지


요원 간단하게 작가를 제압한다. 


작가     아아아아 팔팔팔 부러져 아아 죄송합니다. 

요원     당신 일단 가만히 있어줘야겠어 


요원 작가에게 수갑을 채운다. 


작가     당신 이래도 되는 거야? 이거 안 풀어?

요원     위에서 지금 이 상황을 굉장히 맘에 안 들어해서, 더 한 것도 당할 수도 있어 

의사     마지막으로 한번 보시… 아니 만져 보시겠습니까?


엄마 멍하니 있다. 의사가 부축해서 엄마를 데리고 나간다.

의사 엄마와 퇴장한다.


요원 2 무대 밖에서


요원 2    팀장님 철수 준비 마쳤습니다. 

요원     그래 금방 가지. 당신 입 조심하는 게 좋아. 총기에 관한 일은 특별히 눈감아 주지,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 입 여는 순간 평생 감옥에서 썩고 싶다는 것으로 알겠어, 곧 있으면 경찰이 와서 수갑은 풀어줄               테니깐 조사받을 때 말 잘하고

             작가 망연자실 앉아있다. 


작가     으아아아악 이 병신 병신 병신 나 때문에 아기가 죽었어 그놈에 오지랖, 시발 병신 병신! 한 번에 죽자                 하나 둘 셋!  


창문으로 뛰어내리려고 하는데 셔터가 터진다.


기자     저기 창문에서 사람이 있어 

기자 2    남편인가? 

기자 3    싱글 맘이라고 그랬는데 

기자 2    뉴스에 보도됐으니깐 다시 찾아왔을 수도 있지 

기자     올라가 볼까?

기자 3    뭘 물어봐 바로 가야지     

작가     좆됐다. 


작가 나가려고 하는데 다시 기자들에 목소리가 들린다. 


기자     여기야 여기 511호 

작가     하 겁나 빠르네 


작가 두리번거리다가 숨는다. 

기자들 들어온다. 


기자     아무도 없잖아 

기자 2    히야 도망쳤나 보네 

기자 3    그니깐 너무 호들갑 떨었어 

기자     어? 저기에 카메라가 있네 


기자 카메라를 들고 카메라 안에 찍힌 사진들을 본다. 


기자     이거 이거 그 여자 아니야? 제대로 찍었는데


기자 2와 기자 3 기자에게 모인다. 


기자 2    어 그러네 

기자 3    이거 누구 카메라야 

기자     그게 뭐가 중요해, 노트북 갖고 있지 사진 얼른 빼자 

작가     그거 제 건데요.


기자들 놀란다. 


기자     어 뭐야 그…. 남편!

작가     아니요. 저는 남편이 아니라 옆방에서 입원해 있는 사람인데요. 카메라 제 건데 돌려주시겠어요?


기자들 줄 마음이 없이 셋이서 꽉 카메라를 붙들고 있다. 


기자 3    시른데요. 거짓말이죠.

작가     카메라 안에 더 보시면 새 사진이 많이 있을 거예요. 제 셀카랑 


기자들 서로 한번 보더니 카메라 안에 사진들을 본다. 그리고 주인임을 인지한다. 


기자     (조용히) 들고 튀자

기자 2    똑똑해

작가     (수갑 보여주면서) 곧 경찰들 올 겁니다. 

기자 3    작전 변경


기자 셋은 무대를 등지고 서로 속삭인다.

하지만 의견이 잘 맞지 않아 보인다.


기자 2    (작가에게 앞서 나오면서) 사진 파세요. 

기자     저한테 파세요.

기자 3    저한테!!!! 파세요.

작가     네? 무슨.. 안됩니다.

기자     왜요?

작가     왜냐하면 역사적인 사진이거든요!

기자     에이 독점하려고, 그리고 역사적이면 더욱 팔아야지. 그래야 그 역사에 현장을 모든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제가 신문에 실어 드리죠.

작가     아직 어머님과 합의하지도 않았어요..

기자 2    별 걱정을 처음에는 혼란스러울지 몰라도, 분명 유명해지면 기뻐할 거예요. 방송에서 초청이 오고                   책도 쓰고 돈방석에 앉을 거라고요. 교과서에도 실릴 거고 영원히 세계 최초의 투명인간 아이를                         낳은 여자로 회자될 텐데요.

작가     하지만 아기와 둘이서 조용히 살기를 바랐어요. 

기자 3     물론 그런 삶이 안정적이고 좋을 수 도 있죠. 하지만 겪어보지 못한 행복도 있는 거예요. 윤택함                        속에서 어나는 어떤 그 편안함?

작가     만약 판 게 들켜서 법적으로 고소당하면 어떡하죠?

기자     당신은 카메라를 잃어버렸다고 하세요. 그걸 우리가 발견해서 기사에 실은 거죠. 그러면 우리 책임이                 되니깐 손해 볼 것 없겠죠?

작가     그럼 제 새 사진도 같이 사세요.

기자 2    네? 관심 없어요. 요즘 누가 새 이런 거에 때문에 신문을 산다고

작가     그럼 협상 결렬입니다.

기자 3    그냥 사진 빼서 가자 수갑 차고 있어서 힘으로 되겠어?

작가     저 태권도 3단인데요.(발차기를 한다.) 아뵤 아뵤


작가 소리를 내지 않으며 발차기를 계속한다.


기자     조용히 해봐요. (속닥속닥) 경찰도 곧 온다고 했잖아 바로 신고하면 잡히게 돼있어 그리고 소송 걸면                   어쩔 거야 괜히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잘 풀어나가 보자 

기자     아저씨 새 사진 사는 건 좀 그렇고 신문에는 실어 줄게요.

작가     1면에?

기자 2    미친 건가

기자 3    확실한 것 같아

기자     우리보다 더해

작가     실어줘도 어디 구석에 조그맣게 실어주는 거는 안됩니다.

기자 2   조류독감으로 몇 천명이 죽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1면에 실어요. 말이 되는 소리 좀 하  세요. 현실                   가능성이 없어요. 

작가     하지만 그렇게 안 실어주면 의미가 없어요. 

기자 3    무슨 의미를 찾고 쌌어 야 경찰 온다는 것도 뻥인 것 같아 아직도 안 온 거 보니 

기자 2    그러게 진작 갖고 나갔으면 이미 기사도 다 썼겠다.

기자      그래 시간이 없어 이미 다른 매체에서 이 사진보다 임팩트 있는 걸 구했을 수도 가자!

작가     잠깐!

기자 2    무시해 

작가     진짜 잠깐 대박 대박 대박 사건 알려줄게

기자 3    구라야 

기자     들어라도 보자

작가     아기가 죽었어

기자 123 호에????

기자     말도 안돼 어떻게 

작가     나라에서 온 요원 뭐들이 총으로 쐈어 

기자 2    야 말도 안돼 걔네들이 뭣하러 

작가     사고였어. 엄마랑 아기랑 같이 도망치려 했는데 

기자 3    자기네들 마음대로 안되니깐 저지하려다가 사고로 죽였구나!

작가      뭐.. 비슷하지

기자     그래서 어떻게 믿지?

작가     (아이에 피가 묻은 포대기를 꺼낸다.) 이거 아기 포대기 

기자 2    아 근데 이거 애매한데… 진짜라도 가짜라도 둘 다 리스크가 커 

기자 3    그러네… 사진만 쏙 빼서 가자  

기자     아냐 무조건 대박이야 이건, 들어봐 판단은 위에서 하는 거야 우리는 이 정도 물건 갖고 왔으면 일단                  뜬 거라고 이게 진짜든 가짜든 임팩트 있잖아 그림은 위에서 다 그릴 거니깐 우리는 들고 가기만                        하면 돼 그다음 시키는대로 까라면 까고 말라면 말고 우리에게 중요한 건 이 사진과 물건을 남들                        모르게 신문사로 가져가냐지 

기자 2    일리 있어 오케이 그럼 딜

기자 3    얼마에 팔 생각인가요? 아 새 사진이랑 일면 이야기는 하지 말고

작가     얼마에 사실 건가요?

기자     (손가락을 하나 핀다.) 잠깐 사장님한테 전화해볼게요.



기자 전화기를 꺼내서 전화를 건다.


암전과 동시에 음악이 나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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