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

by 양희수

구르는 소리가 요란해 구슬이라 부른다

지나간 방향 따라 누운 털

화가 났다. 그걸 당연해하는 게 화가 났다.

구슬이면 괜찮은 게 화가 났다.

구슬이 반짝이면 된다고 말하는 착한 말에 화가 났다.

지금도 화가 난다.

구슬이어도 안 괜찮다.

구슬이라 불리고 싶으면 그 값을 해라

사려 하는 사람에게도 팔지 말고 그저 값을 해라

숙명이고 죄이다.

구슬이라 그래도 되고 그래서 아름 다운 것은 썩어 버렸다.

맛도 없고 쓰임 없이 존재만으로 반짝거리는 구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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