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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희수 Oct 18. 2021

백색터널

무너져 가는 천장과 바닥 사이 숨을 감추는 기관과 백색 전등의 일렬이 병든 사람들을 소독한다 소비를 삽입하는 성기가 귀와 눈으로 밀고 들어와 뇌 안에 가득 정자를 뿌리고 난자 없는 뇌에 착상하지 못하여 하나 쓸데없이 쓰레기로 배출된다 아래 터널에 원하는 것을 둔적 없고 위로 향하는 출구에 천한 것을 둔적 없다 이무기는 쏜살 같이 달리면서 울며 젖은 옷을 건조하고 뙤약볕 위로 올려진 옷은 밑에서 치고 올리는 힘에 밀려 꾸역꾸역 유리로 된 상자 안으로 쓸려 들어간다 세탁되지 않은 몇 벌의 옷은 짝이 맞지 않아도 나름의 축하하고자 더럽히고 찢어 다음 세탁을 기다린다 작을 때 일이다 이무기 안 건너편의 정장은 신문을 읽고 네 칸을 외면했다 외면된 네 칸은 마주 본 옷에 잉크로 튀어 아직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됐다 반복으로 덧칠 해지고 꿰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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