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희수 Jun 05. 2022

물고기 익사 사건

한 물고기가 수면 위로 배를 뒤집고 죽어있었다

하얗게 질린 눈에 박테리아가 붙어있었다

비릿한 냄새는 내장에서 나는 냄새인가 

경찰의 부검 결과 익사로 밝혀졌다

장례식에는 많은 물고기들이 방문했다 

그중 양서류들도 방문해서 다채로운 풍경이 만들어졌다

사고로 인한 익사라 모두들 생각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는 물고기들 

상 주위에 앉아 소주를 마시거나 화투를 지는 물고기들

장례식장 옆 후미진 바위 옆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물고기들

그냥 그렇게 죽음은 죽음으로 된 것이었다

익사한 물고기는 다른 물고기의 식사가 되었다

뼈만 남은 물고기는 바다의 하늘로 가라앉고 가라앉아 

옅은 흙먼지를 일으키고 앙상한 추위를 숨겼다








작가의 이전글 청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