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양희수

튀어나온 줄 알았는데 홈이었다


혀로 짓는 집

뼈로 먹는 손

말을 할 때 바늘을 서로 머금고

동그랗게 열린 벌레로 감싸 쥔 채

불확실한 거짓말로 서로 미워하면서


입을 뚫고 나온 바늘

입을 뚫고 나온 바늘


필시 불행해지니깐 추를 보태지 말자

만약 태어나고 죽는 순간에 마지막 마디를 딱 떨어지게 뱉는다 해도

무엇이 우리를 더 나아지게 할까


필시 불행해지니깐 괜한 추를 보태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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