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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혜영 Oct 03. 2016

그대라는 이름의 섬

비와 당신

오늘은 섬에 비가 내린다.

수 만, 수 억의 빗방울이 날리는 해안가를 걷는다.

파도가 굽이치는 갯바위를 침범하는 비의 전사들이 

그댈 향해 하염없이 내미는 손짓 같아 보인다.


세상 모든 길의 시작은 비였다.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들어 흙을 밀어내고,

도랑을 파고 개천을 만들고 바다를 이루었다.

그렇게 아래로 아래로 향하면서 무수한 생명을 탄생시켰다.


그들은 거슬러 오르는 법이 없다.

오롯이 아래를 바라보는 일, 

굽어 살피는 일이 순리고 자연이다

내가 그대 위를 바라보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항상 그대 아래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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