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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가이드 Aug 05. 2022

교과서가 쉬워지는 제주도 지질 트레일

수월봉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오랜 시간 화산 활동으로 인해 섬이 형성되고, 섬에는 다양한 화산 지형이 남겨졌다. 제주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한라산, 성산일출봉, 오름, 용암동굴, 비양도뿐 아니라 제주에서 밟고 있는 모든 곳은 모두 화산 활동의 결과물이다. 화산 활동이 없었다면 제주의 모습이 이렇게 스펙타클하진 않았을 것이다. 제주의 다양한 화산 활동의 흔적은 탁월한 자연환경은 물론 지질학, 생물학적으로도 전 지구적인 입장에서 보존할만한 가치가 인정되었다.


수월봉 화산쇄설암층 전경

제주도 서쪽에 있는 수월봉은 수월봉 지질 트레일 코스에서 가장 하이라이트 구간을 차지한다. 그만큼 멋진 풍경과 제주의 다양한 화산 지형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화산섬 제주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도보 여행, 지질 트레일을 떠나보자.


수월봉과 엉알길

수월봉의 모습

100명의 세계 화산학 전문가가 작성한 화산 백과사전 The Encyclopedia of Volcanoes 국내 화산 지형으로는 유일하게 수월봉이 소개되었다. 여행자에게 수월봉이란 여행 스폿은 제주도의 여러 오름  하나로 해안절벽이 아름다운  정도로 소비되고 있지만 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의 흔적은  세계적으로 화산 활동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느낀다라는 말이 있다. 제주 화산의 비밀을 알면 알수록 제주 여행의 묘미가 더해진다.

수월봉 화산쇄설암층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화산 지형

수월봉의 화산 지형은 수월봉 지질 트레일 A코스에서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제주어로 ‘높은 절벽 아래 바닷가’라는 뜻의 ‘엉알길’로 불린다. 해안 길 따라 드러난 절벽에는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독특한 모양의 퇴적층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신비로운 풍경은 화산이 폭발할 때 함께 분출한 다양한 화산쇄설물이 쌓여 퇴적층과 탄낭구조*, 화쇄난류**와 같은 화산 지형이다.

* 탄낭구조 : 암편 혹은 화산탄이 퇴적층에 떨어져 층리를 주머니 모양으로 변형시킨 구조

** 화쇄난류 : 폭발적인 화산분출에 의한 강력한 힘에 화산재 등이 지면을 따라 빠르게 흘러가는 독특한 운반 작용

수월봉 화산체 예상도 (출처 : 제주지질공원)

수월봉과 해안 절벽은 온전한 화산 형태가 아니라 화산의 가장자리 조각이다. 마치 케이크를 자른 단면처럼 화산 단면이 노출된 것이다. 수월봉의 화산 지형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퇴적 활동을 확인할 수 있어서가 아닌 화산이 분출하고, 쇄설물들이 쌓여간 활동을 화산의 단면을 통해 내부 구조를 정확히 볼 수 있어서이다. 수월봉과 같은 화산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지형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라 응회환*의 분출과 퇴적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매우 크고, 야외 지질학 답사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 응회환 : 수성화산 분출에 의해 높이가 50m 이하이고, 층의 경사가 25º보다 완만한 화산체


차귀도

엉알길에서 바라본 차귀도 모습

엉알길을 걷다 보면 몇 개의 섬이 보인다. 죽도, 지실이섬, 와도와 작은 부속섬을 거느리고 있는 차귀도이다. 차귀도는 현재 무인도로 1977년 이후 사람이 살지 않아 식생이 잘 보존되어 있다. 제주에서만 사는 해녀콩을 비롯한 82종의 식물이 자라며,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되었다. (차귀도 트레일은 1849로드 차귀도 편을 별도로 준비할 예정이다) 차귀도 주변 바다는 수싶이 깊고 참돔, 돌돔, 흑돔 등 어족이 풍부하여 제주도 낚시의 성지이기도 하다. 배낚시, 유람선 등 차귀도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다양하다.


주상절리

수월봉 해안에 있는 거북이 등 모양의 귀여운 주상절리

절벽 퇴적층뿐 아니라 해안에서도 화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시원한 바닷길을 걷다 보면 마치 거북이 등 같은 모양을 한 검은 돌을 볼 수 있는데 어디선가에서 들어봤을 ‘주상절리’이다. 해안의 검은 바위는 용암이 식어서 생긴 용암대지이고, 액체의 용암이 식으면서 육각형으로 갈라진 형태의 절리로 굳어졌다. 제주도에서 ‘주상절리’라고 하면 웅장한 대포 주상절리를 먼저 떠올리는데 제주도 해안 곳곳에서는 이런 용암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갱도진지

수월봉 해안 갱도진지 안에서 바라본 수월봉 앞 바다 풍경

제주도 많은 오름, 특히 해안가에 있는 오름은 아픈 상처를 안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만든 군사시설은 제주도 전역에 120여 곳에 이른다. 수월봉 해안에도 갱도진지가 남아 있는데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풍경이 엉알길을 걸어오면서 감상하던 세계지질공원의 풍경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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