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탕라움, 스튜디오126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곳이지만 잔상이 꽤 오래 남는 공간이 있다.
제주시 원도심 골목에 정체를 철저히 숨긴 두 곳이 있다. 바로 앞을 지나가지 않았다면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외관을 갖고 있어 누가 이곳을 미술관으로 알 수 있을까?
흔히 알고 있는 미술관의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어서, 그냥 동네 일부일 뿐 어떠한 메시지도 전달하지 않은 채, ‘그냥’ 있어서 ‘있는’ 너무나 평범한 모습이다. 그래서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더 궁금해진다.
새탕라움, 스튜디오126
내부 공간은 더욱 혼란스럽다. 기존 건물의 공간을 그대로 이용하다 보니 동선도, 시선도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신선하다. 보물찾기하듯 작품을 찾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 무심히 놓여 있는 작품이라도 만나면 더욱 신선한 영감을 얻는다. 머리를 부딪힐까. 계단에서 발을 헛디딜까. 조심하는 상황마저도 마치 전시의 일부분처럼 즐기게 된다.
정형화되지 않은 공간이어서인지 이곳에선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가 만개한다. 정형화되지 않은 공간에서 정형화되지 않은 작가들의 정형화되지 않은 작품은 이곳 원도심에 새로운 영감을 일으키고 있다. 어쩌면 내일이 될 정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