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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가이드 Feb 10. 2023

자, 본태박물관은요

본태박물관에 다녀오셨나요?


이미 많은 관람객이 다녀간 유명한 곳이다. 나 역시 여러 번 다녀온 박물관이다. 하지만 그리고 ‘아! 이게 본태박물관이구나!’를 느끼게 된 건 가장 마지막에 방문했을 때였다.


‘본태박물관은 전통과 현대의 공예품을 통해 인류 공통의 아름다움을 탐색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이 박물관은 피카소, 백남준 작가를 비롯한 유명한 현대 미술 작가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있었고, 그런 작품에 더 눈이 간 것도 사실이다. 당연히 소개 글에 있는 ‘전통’은 아무 감흥 없이 지나쳐 버렸다.

본태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전시는 제1관의 ‘한국전통공예’이다. 작품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알면 엄청난 디테일에 놀랄 수밖에 없는 전시이다. 우리나라 가구 기술의 구조적 미학의 집합체인 소반, 지금은 가치를 절대 매길 수 없는 전통 화각 기술 등 선인들의 지혜와 엄청난 집착에 압도되는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이 본태박물관에 첫 번째 전시관이다.

본태박물관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노란 호박? 형형색색의 불빛? 아니면 혹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담? 이 세 개의 이미지는 현재 온라인에서 본태박물관으로 가장 많이 표현된 이미지이다. 그 중 한국적인 모습의 돌담은 박물관 입구에서 제1관으로 가는 길에 만들어진 길이다. 제1관을 가기 위해선 이 길을 무조건 지나쳐야 한다. 건축가 안도 타다오는 이 전시관으로 들어가기 전, 우리나라 전통 이미지를 눈과 머리, 그리고 마음속에 담아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했다. 안도 타다오가 본태박물관을 설계한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 안도 타다오의 손길이 미친 곳은 사실 제1관과 제2관, 두 전시관뿐이다. 박물관 측은 한국 전통공예품을 이곳의 메인으로 생각했고, 건축가는 그렇게 박물관을 설계한 것이다.


너무 익숙해서, 세련된 멋이 없어서, 유명한 작품이 아니기에 지나쳤던 우리나라 전통 공예에 대해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다면 훨씬 풍부하게 본태박물관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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