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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가이드 May 01. 2023

제주의 문화가 담긴 음식 접짝뼈국

만덕이네

몇 해 전 TV에서 방영했던 한식대첩. 전국의 한식 고수들이 지역의 음식을 선보이는 방송으로 인기를 얻으며 여러 시즌이 이어졌는데, 시즌 4에서 제주 대표로 참가한 고수가 첫 번째로 펼쳐진 대결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제주 전통 음식인 접짝뼈국과 흑돼지 맥적구이 등으로 제주의 새로운 맛을 선보인 고수는 ‘먹었던 제주도 음식 중 가장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는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쉽게 접하지 못하는 생소한 음식이기에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던 이 음식은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식당에서 제대로 만날 수 있다.


성읍민속마을에 자리 잡은 만덕이네는 한식대첩에 참여해 우승한 경력이 있는 고수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방송에서 선보였던 접짝뼈국은 물론 몸국, 두루치기, 갈치조림, 갈치구이, 전복뚝배기 등 다양한 향토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접짝뼈국



톳을 넣고 지은 밥



접짝뼈국은 제주의 전통 음식이다. 접짝뼈는 앞다리 사이의 뼈를 말하는데, 흉골과 갈비 일부가 포함된다. 제주에선 잔치 때 신랑, 신부용 국으로 이 접짝뼈를 이용해 별도로 끓여주었는데, 뼈를 우린 국물에 나박썬 무와 두부를 넣고 끓이다가 메밀가루를 풀어, 마치 크림수프 같은 농도의 국물에 진한 고기 맛이 더해져 제주어로 베지근한 맛을 내는 귀한 음식이다. 이 접짝뼈는 많은 양을 얻을 수 있는 부위가 아니라 최근 많은 식당에서 선보이는 접짝뼈국은 일반적인 돼지갈비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곳은 여전히 진짜 접짝뼈 부위를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고기양이 다른 식당의 이 메뉴에 비해 적은 듯하고, 고기의 맛도 익숙한 맛은 아니다. 하지만 특유의 담백함으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숟가락을 놓기 힘들다.


주요리 뿐 아니라 모든 밑반찬도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고 맛있다. 특히 간장게장은 부드럽고, 속살까지 장이 잘 베어 밥도둑 그 자체인데 리필은 5,0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별도로 간장게장을 팔기도 해 택배 발송도 가능하다.



몸국





사실 제주도의 음식 문화는 맛있는 문화는 아니다. 워낙 척박한 환경과 부족한 재료에 맛을 찾아 음식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상 함께 나누고 함께 먹기 위해 재료를 허투루 쓰지 않았고, 국 한 그릇이라도 나누기 위한 조리법으로 이어져 온 것이 지금 제주의 식문화이다. 제주인의 이야기가 담긴 접짝뼈국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 만덕이네를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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