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가장 오래된 마을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고, 부족을 이루기 시작하고, 나라가 세워집니다. 한 나라의 중심이었던 도시는 고려의 지방 행정구역의 하나로 나라가 편입된 이후로는 지방 행정구역의 중심으로 바뀝니다. 선사시대, 탐라국, 고려, 조선, 근대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이었고, 많은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도시는 먼저 발전하면 먼저 쇠퇴를 맞이하게 됩니다. 더 편하고, 더 세련된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지면 사람이 이동하고, 원래 있던 도시는 점점 역할을 잃어갑니다. 행정 기관, 교육 기관이 떠나고, 사람이 발길이 뜸해지고, 상권이 힘을 잃기 시작하면 도시는 생기가 사라집니다. 행정 구역으로 일도동, 이도동, 삼도동이 모여 있는 제주 원도심 또는 구도심의 현재 모습입니다. 이 마을을 이야기 할 땐 행정구역으로 부르기보다 제주 성안 마을이라고 정의하는 게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어머니, 할머니께서는 시내에 나갈 때 성안에 다녀오켜, 성내에 갔당오켜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주 성안 마을에서는 제주도민의 삶이 계속되었고, 건물마다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가게의 간판이 여전히 걸려 있습니다. 500년 이상 된 길 위에 자리 잡았던 오랜 가게의 흔적입니다. 이곳에 새롭게 자리 잡은 로컬 브랜드는 오래된 간판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걸어 두면서 자신의 이름보다 오히려 옛 가게의 이름을 더 눈에 띄게 하기도 합니다. 이 도시는 오래된 것들을 지우지 않았고, 오래된 이야기 위에 자신의 이야기를 쌓는 방법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부터 현재까지 제주 사람이 살아왔던, 그리고 살고 있는 이야기가 이 도시에 있습니다. 제주를 더 깊게 알고 싶으면 이 도시를 여행해 보세요. 여행이 깊어지면 여행이 재밌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