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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스텔라 Oct 13. 2020

클래식을 살다

코로나 19가 팬데믹으로 선언되고 엘에이가 락다운에 들어간 지 7개월이 되었다.

그 날 이후 줄곧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가 '클래식'이다.

'꼭 필요한 외부 활동 외에는 집에 머무르라'는 행정 명령은 기준이 정확할 수 없어서 지금까지 상황에 따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꼭 필요한 활동만 하게 된 지금의 시간이 생존을 위한 생활이 아니라 클래식한 삶이 되면 상황에 따라 갈팡질팡 하지 않고 이 시기를 유용하게 보내지 않을까 싶다.


생존을 위해 살았던 원시 문명도 결혼, 장례,종교의식과 같이 동물과 구분되는 규범이 있었고,

힘에 의해 형성된 고대 문명에도 정신을 추구했던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클래식은 처음부터 사람에게 있는 뿌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고전의 원형을 그리스 로마 문명으로 보는 이유는 인간 중심의 정신을 추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말하는 고전은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 이후의 고전 문예 부흥을 가리키게 되었다.


'Picture Gallery with view of Modern Rome' - Giovanni Paolo Pannini (1757)


어쨌든 고전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신이고

이 정신을 기본으로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활동이 클래식한 생활이 된다.

코로나 19로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지역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고전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다.

원시인처럼 생필품 외에 사치품이 필요 없게 되었고 (컴퓨터도 생필품)

고대 국가 시민처럼 싫든 좋든 코로나 사태 중에 행정 권력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절실해진 것은 고전 시대의 사람들이 찾고 고민했던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왜 사는가?'

코로나 전의 상황에서는 그렇게 절실하지 않던 문제들이 나를 클래식으로 끌고 간다.


'The School of Athen' - Raphael (1509-1511)


교통수단 없이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던 고전 시대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살았을까?

꼭 필요한 생존 활동을 하면서 읽기, 사색, 창작, 연구, 대화, 연주등... 과 같은 정신 활동을 하고 살았다.

클래식한 삶을 살았다.

지금도 우리는 클래식에서 행복을 찾는다.


경제와 바이러스는 계속 위협이 되고 있다.

원시 시대부터 계속되던 이야기이다.

고대 국가가 그랬듯이 국가 권력이 해결해 주기 힘들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그때 그 시절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변함없이 사람은 보편 정신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클래식에서 인간 본질의 정체성과 행복을 찾는다.


할 수 없이 처해진 클래식한 삶을 살면서

적극적으로 클래식을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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