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읽고 공감을 누르면서 스스로 놀란다.
글의 내용에 동의가 되지 않으면서 마음이 움직여지는 현상이 이상했다.
왜 그럴까?
글의 내용보다 글을 쓴 사람의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보통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반대로 가슴으로 이해하면서 머리로는 동의되지 않지 않아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공감한 글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그래서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되고 동의해야 내용이 행동이 된다.
즉, 생각과 감정이 의지를 일으켜서 움직이게 된다.
글과 말이 행동을 일으키는 힘이 되려면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서 나온 요소이다.
머리에 해당하는 지식의 전달 (로고스)
가슴에 해당하는 감정의 교류 (파토스)
이해하고 동의하게 되는 인격(에토스)
화자는 이 세 가지를 사용해서 표현하고 전달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영향력은 에토스라고 한다.
책 속에서 저자의 인격이 나타나면 그 책은 글을 넘어서 살아 움직이는 힘이 되고,
인격이 아름다운 사람의 말은 언어를 넘어서 사람을 살리고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 인격이 인격과 만나면 서로 부족한 거 알면서도 각자에게 있는 것으로 나누면서 감동한다.
사람에게 감동할 때 행복하다.
사실 '아름다운 인격'이란 말은 어패가 있다. 인격은 아름답다.
본래 가지고 있었던 사람의 본질이 손상되었기 때문이지 인격이 추할 수는 없다.
심리 상담가 폴 트루니에는 '인간의 가면과 진실'(문예 출판사 편)에서 내담자를 인격으로 만나려고 하는 상담자로서의 고민을 이렇게 쓰고 있다.
" 습관적인 생활로 인해 몸에 붙어버린 위선의 껍질을 벗기고 인격의 순수한 모습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내가 공감을 누른 글에서 느낀 진정성은 아마도 진실함에서 왔을 것이다.
인격은 진실함에서 시작해서 성실함으로 나타난다.
언행일치가 자연스러울 때 인격의 순수한 모습을 보게 되고 그 인격을 이해하고 동의하면서 닮아가는 인격이 되어 갈 것이다.
진실함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