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만화 스토리 작가 마크 밀러의 원작으로 제작하였는데 솔직히 원작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아 원래 스토리가 어떤지 몰라도 이렇게 중구난방인가 싶다. 히어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것인지 히어로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인지 전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스토리가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지만 그 방식이 너무 뜬금없이 전개되어 차라리 회상 형식으로 해서 좀 더 몰입이 쉽도록 했어야 한다.
먼저 포스터에도 나온 샐던 샘슨(조쉬 더하멜)은 엄격한 원리원칙과 불살 주의자 캐릭터로 나오지만 이야기에 그 신념을 시청자로 하여금 설득이 되지 못하게 한다. 불살 주의자로 나오는 캐릭터는 마침 넷플릭스에도 여러 작품이 존재하는데 바람의 검심(6월 18일에 올라온다.)의 히무라 켄신 데어데블의 맷 머독 마침 둘 다 히어로 장르이기도 하다. 히무라 켄신의 경우 과거의 자신의 행적이 단순한 살인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죽이지 않고 무언가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인데 때로는 답답하게 비춰 보이지만 그 고뇌가 공감을 불러온다. 맷 머독은 변호사인 자신의 페르소나와 히어로의 페르소나로 인해 갈등을 겪고 피폐 해지 가지만 그 절묘한 경계선에 선 인간으로서의 고뇌가 시청자를 설득하게 한다. 반면 이 작품의 히어로 유토피안(샐던 샘슨)은 전혀 그런 고뇌도 보여주지 않으며 기껏 보여주는 과거는 아버지와의 관계의 극적으로 변하는 장면이라서 왜 불살을 고집하고 원칙을 그토록 융통성 없게 지키는지를 전혀 보여 주지 못한다. 그렇기에 시청자를 설득시키지 못한다.
그레이스 샘슨(레슬리 비브)은 옛날 영화 슈퍼맨에서 볼법한 수동적인 엄마 캐릭터로 나온다. 분명히 과거에는 자신만의 원칙과 과감함이 존재함에도 그 과거의 기자인 그레이스와 현재의 그레이스가 전혀 섞이기 못하고 왜 그렇게 변화했는지를 시청자에게 전달하지 못한다.
브랜던 샘슨(앤드류 호튼) 또한 어설프게 아버지의 신념을 따라 하기만 하는 평면적 캐릭터로 나온다. 아버지에 매인 모습만을 보여주고 기껏 나온 빌런 살인 장면도 극의 긴장감을 주기는커녕 너무 허접한 격투씬으로 인해 헛웃음이 나오게 한다.
그나마 클로이 샘슨(엘레나 캠푸리스)의 뛰어난 아버지를 가지게 되어 퇴폐적으로 변한 모습과 그런 스스로에 대한 고민하는 모습은 그나마 입체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허치(이안 퀀란)은 빌런이기는 하지만 삼류 양아치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기에 거부감이 좀 더 덜하고 히어로에서 빌런으로 타락한 자신의 아버지 스카이폭스로 인해 자신의 삶이 망가진 모습을 보여줘서 위의 클로이처럼 흥미를 끌게 한다.
즉 이 히어로 액션 어드벤처 드라마는 주연보다 조연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며 주연이 극의 흥미와 긴장감을 전혀 주지 못한다.
조쉬 더하멜
솔직히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건 오랜만에 이 배우가 나와서 보게 된 건데 후회스럽다. 트랜스포머를 보신 분을 기억하실 거라 믿는다. 인간 측 무력을 담당하던 래녹스 대위라는 캐릭터를 말이다.
엄브렐라 아카데미, 데어데블, 퍼니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같은 괜찮은 작품이 있어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최근의 넷플릭스 액션어드벤처는 정체된 느낌이다. 영화도 그렇고 오리지널 시리즈의 편차가 너무 심각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