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니언 Oct 09. 2021

다니엘 크레이그는 어설프지만 존중받으며 갔네

007 노 타임 투 다이

주의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시면 영화를 보고 오시기 바랍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작품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용과 주근깨 공주 중 하나를 선택할 때 꽤 고민을 많이 하였다. 007은 전작이 스토리라인이 너무 식상해서 걱정 되었고 용과 주근깨 공주는 평이 괜찮다고 하지만 호소다 감독의 작품은 전혀 찾아 보지 않아서 굳이 영화관에 가야 할까 싶었다. 결국 선택한 것은 007이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은 시리즈로써는 못 만든 건 아닌데 군데군데 망작이 조금씩 보인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카지노로얄.스카이폴은 평작을 넘어 잘 만든 수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퀸텀 오브 솔져스는 평작이고 스펙터는 3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허접한 서사에 악당으로 나오는 블로펠드는 화려한 인물의 특징에 비해 연출된 모습은 삼류의 말 많은 악당에 불과하였다.


노 타임 투 다이의 스토리도 스펙터를 바로 이어 받은 탓인지 스토리라인이 솔직히 좋다고 할 수 없었다. 근데 희안한 것은 스펙터의 스토리가 주를 이루는 초중반부는 오히려 괜찮게 느껴지게 하는데 초반부 본드카의 카체이스의 경우 보통의 카 체이스의 넓은 곳에서의 그런 의미가 아닌 좁은 이탈리아의 도시에 벌어지는 카 체이스와 그 카 체이스 도중의 블로펠드의 이간질을 통해 스완(레아 셰이두)을 의심하게 되는 상황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게 한다.

중반부의 펠릭스 라이터(제프리 라이트)의 의뢰로 CIA의 신참 요원 팔로마(아나 데 아르마스)와 작전을 수행하는데 초보인 것이 팍팍 들어남에도 상당히 노련한 사격 기술을 뽐내며 관객에게도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하였다.


그에 반해 이 영화의 메인빌런인 샤핀(라미 말렉)은 스카이폴읜 라울 실바와 같은 광기형 악당으로 목표를 잡은 것 같지만 오히려 스펙터의 블로펠드와 같은 말 많은 악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요한 본드와의 격투씬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보다는 너무 급작스럽게 이루어지고 그 결과물도 신통치 않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후반부의 본드와의 격투씬은 본드의 감성적인 부분을 부각 시키는 중요한 부분인데도 말이다.


노가면

스펙터의 블로펠드보다는 나은 것은 영화의 후반부를 제외하고 그 특유의 노가면을 중심으로 극의 긴장감을 주며 팔로마의 전투씬을 등장하는데 나름 인상깊게 다가오며 마들렌 스완을 정신적으로 압박하는 부분은 나름 인상을 준다. 그렇다 후반부가 문제인 것이다.

후반부의 전투씬은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게 기억에 남지 않고 제임스 본드의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의 키워드는 바람둥이, 냉혈하고 유능한 스파이 등 가족이라는 키워드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본드와 스완의 딸(!) 마틸드를 중심으로 제임스 본드의 가족애의 모습은 확실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전투중에도 마틸드의 인형을 꼭 챙기는 모습, 샤핀이 딸을 인질로 잡아 협박을 하는 장면에서 본드는 그 어느 때보다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일급 스파이의 절제된 모습이 아닌 당황한 표정이 역력히 들어난다. 이러한 감정적 모습은 샤핀과의 결투의 허술함이 그 매력을 약하게 한다. 샤핀의 결투는 처절함을 강조하지 않으며 단순히 독을 마시게 하는 모습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렇기에 비장함을 느껴야 함에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한다. 독에 중독되어 가족을 못 만나게 되는 상황을 나름 신파적으로 꾸미지만 샤핀의 격투씬은 그걸 망치게 한 것이다.


007 시리즈를 이끌 새로운 007 노미(러샤나 린치)는 걱정과는 다르게 조력자 포지션으로 나오고 제임스 본드에 대한 존증을 보여주었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일단 제작사가 007의 스핀오프는 없다고 하니깐 아마 노미를 중심으로 시리즈를 이끌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아직은 결과물이 없으니깐 판단은 유보하고 기대를 해보도록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데드풀+GTA+12세 이상+트루먼쇼=재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