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30일
바이올린 첫 레슨 받았다. 칭찬받았다. 저 이래봬도 절대음감 있는 뇨자임 (...)
절대 음감 있고 피아노 반주 거진 이십 년 하면서 생긴 부작용.
기타를 좀 배웠는데 실력이 안 늘더라. 그니까 코드를 외워야 하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 하면, 코드 모르면 그냥 조를 바꿔서 내가 아는 코드로 치는 거지. C, F, G, Cm, Am Dm Bm B7 뭐 그런 식으로 열 개 정도만 배우면 웬만한 건 다 친다. 어렵거나 모르는 코드면 바꿔서 치면 된다. 반주 20년 경력이라서 이건 머릿속에서 자동 스크립트로 돌아간다. 노래 들으면 곧바로 비스무리하게 칠 줄 아니까 악보 필요 없고, 흥 날 때 좀 두들기다가 관두게 되더라. 클래식 기타도 좀 배우려다가 온갖 레슨에 돈지랄 하려는 딸내미 지원을 저어하신 부모님 덕에 스톱.
뭘 해도 비슷했다. 정말 빨리 배우는 편이다. 그런데 끈기는 없다. 그래서 뭘 시작하면 작심 일주일/삼 주/두 달 동안 최대한 많이 해둔다. 언제 지겨워질지 모르니까. 그렇지만 취미생활비는 ... 좀 많이 든다 ㅜㅜ
이번 해에는 그림 그린다고 설치면서 물감, 캔버스, 마커, 그 외 화구 사날랐고.
언어 코스 마구 질러댔고.
운동한다고 beachbody 멤버십도 계속 빠져나가고 온가족 Fitbit 질렀고
아, 그래도 온라인 코스는 이제 돈 안 내는 걸로 주로 듣는구나.
바이올린 샀고
Ukulele 샀고
돈도 돈이지만 집안이 잡화상화 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
그리하여 이번 해의 마지막 프로젝트는 돈 안 들고 생산적인 글쓰기!! 11월이 NanoWrimo 라는 거 아시는 분? National Novel Writing Month입니다 그려. 11월 한 달 동안 미친 듯이 써서 5만 단어 채우자는 거죠. 런던 지부 미팅 일요일에 갔다 왔고, 다음 주부터는 아침 7시 반까지 커피숍에서 같이 글 쓰는 모임, 저녁에 같이 글 쓰는 모임 다 찾아다니면서 쓸 거임. 마침 해야 하는 원고도 있고 늘 쓰려던 영어 공상과학 줄거리도 있고 보스는 바뀌었고 이전 보스 이번 보스 둘 다 레드먼드로 11월 내내 출장 가니까 닐리리야 널널.
11월 미친 듯이 공상과학 소설을 써서 그게 대박을 쳐서 내 궁극의 목표인 임대사모님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니면 말고. 취미생활로 돈 안 깨지는 것만 해도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