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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May 27. 2018

메릴 스트립 씨는 좋은 페미니스트예요

2015년 11월 3일

최소한 2010 전후만 해도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는 어감이 상당히 과격했다. 여자가 "나는 페미니스트다" 라고 선언하는 건, 무슬림인 사람이 "나는 테러리스트다" 선언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런 기사는 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메릴 스트립도 이 시절에 자기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휴머니스트라고 했다며 까이던데, 분위기가 그렇게 말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니깐. 보통은 "여성은 강하다고 믿고, 여성 인권의 신장이 필요하고 (그 외 구구절절 설명) 그러나 그 단어는 보통 전투적이고 과격한 이들을 칭하기 때문에 저는 제 자신을 휴머니스트라 부르겠습니다" 버전이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사이에 이게 많이 변했다. 비욘세가 당당하게 자기는 페미니스트라고 하고, 레이디 가가도 몇 년 만에 말을 바꿨다. 요즘에는 자기가 페미니스트라고 하지 않는 여배우가 좀 치졸해 보일 정도다. "논리 안 먹히고 공격적이기만 한 못생긴 노처녀들의 발광" 에서, "남녀차별을 인식하고 여권신장을 위해서 노력하는, 그리고 그로 인해 남자들이 좀 싫어한다 해도 신경쓰지 않고 같은 여자들을 위해 자기 할 말 하는" 여자로 변했다. (에마 왓슨이 좋은 예. 제일 최근의 예로는 제니퍼 로렌스가 있다.)

난 이게 트위터/SNS 덕이라고 본다. 온라인에서의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현실 사회까지 퍼져나갔다. 여혐논란이 공론화 되고 #yesallwomen, #everydaysexism 등의 여혐고발과 #distractinglysexy #ilooklikeanengineer 등의 조금 더 가벼운 캠페인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에 자기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했더라도 메릴 스트립 씨는 좋은 페미니스트의 예라고 본다.


http://www.huffingtonpost.com/2013/12/17/feminist-celebrities_n_44604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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