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6일
Transport for London 이 있다. 런던 교통부인가? 하여튼. 거기에서 해커톤 주최한다고 해서... 아놔 진짜 이번 달은 여가 시간 쥐어짜서 글 쓰는 데 전념하자 했으나, 런던 교통 데이터 (오이스터 포함) 10TB 준다는데 내 어찌 안 가겠는가. 뭐 TFL 기념품 같은 것도 준다니까 기차덕인 우리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꼭 가...
무려 신랑까지도 가자가자가자 해서, 그래서 가게 됐다는 얘기
팀 만들고 하면 이틀 꼬박 일해야 하니까 그냥 둘이서만 가서 데이터만 받고 공짜 기념품만 받고 오려고 했었다.
근데 데이터를 무슨 무슨 지적 재산권 라이선싱 어쩌고 이유 때문에 다운로드가 안 된다네 -_- 야!! 내가 뭣 땜에 날새벽에 주말 포기하고 여기까지 기어왔는데!!! 게다가 기념품은 펜 딱 하나 나옴...? 이틀 다 채워야 뭐라도 주는 거임???
그래서 어찌어찌 하다 보니까 우선 데이터 보고 가자... 가 됐고, 그러다 보니까 팀원들 고를까..가 됐고, 난 인물 하나만 보기 때문에 제일 잘 생긴 팀원들 찾... 았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뭐 어쨌든 20대 중후반 좀 심하게 키 큰, (나만 좋아하는 스타일) 총각들 플러스 내 취향 끝판왕 신랑까지 팀을 짜서... 뭐 어찌어찌 하다 보니까 열과 성을 다해서 노력을 하여...
해커톤 지금까지 네 개 참가했는데 세 번 우승이구려 ㅋ 한국인의 자랑스러운 피로 인하여 "요구사항 분석 만족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과 최대의 뽀대" 이런 거 잘 한다니깐. 벼락치기에 강함.
좋은 점:
(사실 내가 여자라서 그런 건지, 그냥 그런 거 부탁 잘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등록하러 갔을 때 주최자 아저씨가 나보고 아래층에 가서 물 한 잔 떠달라고 하더라. 뭥미? 했지만 떠다 줬는데...
그 아저씨한테서 상금 받아냈음 ㅋㅋㅋ 다음엔 내 얼굴 안 잊어버리리라 믿는다. 가끔가다 내 인생에도 이런 개 사이다 해프닝이 생깁니다.
하지만 상금 해봐야 200파운드인데 나누기 5 하면... ㅜㅜ
나쁜 점:
팀원들 잘 나온 사진이 없다.
잃은 돈: 급하게 베이비시터 구했는데 시터 값이 80파운드. 베이비시터님이 압력밥솥 열 줄 몰라서 뚜껑 박살 낸 것 같으니 밥솥 값 최소 200파운드.
나 이번 달 글 쓴다 뭐한다 해서 다이어트 개박살이고 한 달 내내 맥도널드만 열 번은 먹은 듯. 먹는 시간 최소로 빨랑 먹고 치우자로 가다 보니깐. 이번 주말에도 최소한 2킬로 찜.
주말이 그냥 휙 날아가고, NaNoWriMo 카운트는 2만 2천 단어에서 스톱했고, 회사 프로젝트 일은 밀린지 좀 됐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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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꼭 성차별이라고 보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우리 팀원들 중에 실제로 데이터 쓰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키 큰 애들은 박사과정이라서 데이터 분석한다 해도 학구적인 거고, 데이터 사이언스 타이틀 달고 밥 먹고 사는 건 나잖소. 그러니까 데이터 만지고 분석하고 모델 만들고 발표하고 하는 건 내가 주로 하고 팀원들은 보조였다. 신랑은 데이터 쪽 기본은 배우려는 계획이었어서 이번에 재미로 참가해 본 거고.
발표도 앞부분은 다른 팀원 시켰지만 메인 모델이랑 분석 부분은 내가 했는데.
딴 팀에서 질문하러 올 때는 어린 남자애한테 물어봄 ㅋㅋㅋ 걔가 좀 더 전문적으로 보였나?
팀 짤 때도, 내가 그리 똑똑해 보이지 않는 건지, 그냥 확률상으로 여자가 별 소용없을 가능성이 높아서인지, 피한다는 느낌. 특히 신랑이랑 있으니까 더 보조스럽게 보였을지도.
한 명은 이전 해커톤에서 내가 이겼을 때 딴 팀에 있던 애였고
주최 측 한 명(TFL 에서 나온 사람)은 인텔 해커톤 갔을 때 이기진 못했어도 프레젠테이션 반응 괜찮았던지라 날 기억하는 사람이었는데
얼굴 알고 이전 경험 있어야 좀 덜 무시당한다는 느낌은 그냥 나 혼자의 피해의식이라 생각하고 넘어갑시다.
* 이겼다는 게 포인트.
* 하지만 정부 부처라서 그런지 상품이 .... ㅠㅠ ... 민간 회사 해커톤에 비해 너무나 초라했다는 이야기 ㅜㅠ
* 금전적으로는 상당한 손해였다는 것도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