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4일
정말 진실로 정신병이 있다 싶은 여자를 둘을 겪었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의 정신적인 문제는 조금씩 있다고 생각하지만 (약간의 편집증이라든지, 흔한 우울증, 공격성, 완벽주의자 성격, 피해자 코스프레, 나의 주의력 조절 결핍 등등) 사회적으로 지탄을 많이 받는 건 아무래도 다른 이에게 피해가 가는 종류다. 공격성, 범죄성, 그리고 사회적으로 따 당하기 쉬운 허언증.
허언증도 여러종류더라. 자기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지 인지함의 차이부터, 어떤 상황에서 어떤 거짓말을 하느냐도 다르다. 이 중에서 사람들이 보고 '미쳤다'고 생각하게 하는 종류는 망상 종류다. 내가 미쳤다고 생각한 여자 둘도 망상 종류였다.
한 명은 아주 예전 남아공에서였고 두번째는 영국에서 겪었는데 조용히 끝났다 싶었다가 최근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가슴이 덜컥했다.
얘는 망상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서 이제 병원에 갇혀야 할 정도라고 보인다. 공격성도 한 층 수위가 높아졌다. 옆의 사람들이 보면 이해 불가능한 에너지로 상대방을 스토킹/공격 해대는 걸 옆에서 봐 왔더니 아주 약간의 공격성이지만 나한테 이메일 온 거 보고 소름이 쭉 끼쳤다. 난 얘의 에너자이저 공격을 버텨낼 깜냥이 전혀 없다 (걱정하실까봐 더하자면, 내가 얘를 아는 걸 아는 사람이 얘랑 싸우다가 내 이름을 거론하는 바람에, 얘는 내가 자기 적 편을 드는가 싶어 떠보는 이메일을 보낸 것. 뭐 아직은 작정하고 덤빌 것 같진 않네요.).
트위터 계정을 수십 개 열어서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저주 트윗을 보낸다. 얘의 타겟이 주로 세 사람인데, 정말 죽어라고 보낸다. 그리고 자신의 허구의 인생에 대한 트윗도 쉬지 않고 만들어낸다. 그 만들어내는 정성이 대단하다.
사람마다 제일 주가 되는 충동이 있다. 나는 호기심. 늘 뭔가 검색하고 읽고 싫증 나면 딴 거 보고 그런다. 또 다른 사람은 모험일 거고,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이가 있을 거고, 성적이든 음식이나 시각적이든 감각적인 경험을 주로 원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데 그 충동이 과시 욕구, 공격성이라면 어떨까. 밥 먹을 때도 날 깔본 누군가를 눌러버리겠다는 상상으로 이를 갈고, 자기 전에도 그 생각이고, 인터넷 검색할 때에도 내가 이런 사람이라면 저것들이 날 무시 못하겠지 생각하며, 누가 나에게 한마디를 하면 틈날 때마다 익명 트위터 계정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 못살게 굴 기회만 노린다면.
난 성격은 타고난다고 믿는 편이라, 그것도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불행이라 생각한다. 옆에서 쯧쯧 혀 차고 욕하긴 쉽지만 뭐 나도 당장 뭐가 궁금하다 싶으면 절대로 못참고 당장 검색해야 하는 걸. 사회적으로 지탄 덜 받는 충동이긴 한데, 그 충동이 상대방을 향한 공격성이었다면 나도 살기 힘들었을것 같다.
아, 이 얘기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둘 다 나를 공격할 때 "모성애 부족"을 공격했다. 첫 여자는 네 남편은 왜 너랑 결혼했냐, 내가 훨씬 더 훌륭한 엄마가 되었을 텐데라고 했고, 두 번째 여자도 이메일에서 공격성을 드러낼 때 넌 엄마 자질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아마도 이게 제일 타격이 클 거라 생각해서 그런걸까? 아니면 그냥 내가 나쁜 엄마처럼 보인 거? 뭔가 공격하고 싶어서 약점을 찾으려니, 외모 지적은... 내가 뭐 별 외모 신경 안 쓰는 것 같아 충격 덜 받을 거 같아 안 했나?
첫 여자는 '너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여자다'라는 공격에 좀 더 가까웠고 (내가 애 낳기 전이어서) 두 번째는 넌 나쁜 엄마다...의 종류였다. 듣기 좋은 말은 아니지만 난 객관적이라고 볼 수 없는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내뱉는 말에 별 느낌은 없고, 사실 따지고 보자면 난 걔네들이 허언증 정신병자라고 생각하는데 걔네들은 그저 사랑못받을 여자, 게으른 엄마 정도로 말 한 거니까 내가 좀 더 못됐게 보일 수도 있...지 않나?? 했다.
내가 공격성이 제로 가까운 인간이라 무슨 생각으로 공격하는지 그 메커니즘 이해가 많이 힘들기도 하고, 그저 참 힘이 넘친다는 감탄뿐이다. 쟤네들도 날 보면 참 쓸데없는 거 열심히 검색하고 공부한다 할라나.
어째 될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여러가지로 좀 귀찮은 몇 주가 될 거라는 게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