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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Dec 31. 2017

탈조센 하여 비한국남과 결혼하면 꽃길만 걷는가. 1

2016년 10월 24일 

자상한 외국 남편의 실상 & 탈조센 하여 비한국남과 결혼하면 꽃길만 걷는가     

최근에 올린 일련의 글이 "여자들의 결혼 기피를 조장한다"는 답글 보고 올립니다. 사실 제가 경험한 사회의 상식은 여자가 결혼하고 싶어 하고 남자가 죽도록 피해 다닌다 입니다. 글 엄청 길고, 비속어 넘치고 상당한 일반화와 극한 상황 시나리오도 들어갑니다.     




1)     

지랄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한다. 사람이 일생 동안 하는 '지랄'의 양은 같다는 것인데, 어릴 때 속 썩였으면 커서 좀 덜하고, 어렸을 때 착했으면 머리 굵어져서 홱 돌아버리는 수가 있고 등등.     

개인적으로 '개새끼 총 머릿수의 법칙'도 있다고 본다. 어느 문화든지, 인종이든지, 나쁜 사람의 퍼센티지는 아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이론이다. 물론 문화나 배경에 따라서 '불량 인자 발현 방식'은 다르다고 보고, 어중간하게 불량한 이들이 꽤 많다 보니까 외국에 있었으면 매춘 안 했을 남자가 한국에서는 한 번씩 노래방에 가서 아가씨 가슴 주무른다든지 할 수 있겠다. 반대로, 여자가 의존적인 것이 괜찮은, 의존적이기를 바라는 문화에서는 일하는 여자들이 불쌍하다 했을 여자가, 여자의 독립성이 중요시되는 사회에 태어났다면 구직 노력을 좀 더 할지 모른다.     


어쨌든.     

외국 남편이라고 하지만 보통 이럴 때는 서구, 유럽권/영어권 백인 남자 말하는 거니까 관습대로 서구 백인 남자를 예로 들어보자. 외국 남편은 한국 남편보다 자상한가?     

질문을 저렇게 하면 답은 예스다. 평균적으로 서구 남편은 가정적이고, 부엌일도 많이 돕고, 육아에도 훨씬 더 많이 참가하며, 바람피우는 경우 적으며, 매춘은 정말 흔하지 않다. 그리고 시댁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다.     

하지만 개새끼 총 머릿수의 법칙에 따라, 당연히 서구 남편이 가정적이라고 해서 서구 남자들이 다 훌륭하단 건 아니다. 자상한 서구 남편의 이면에는 '결혼하기 싫어 뻗대는 남자'들이 있다. 톡 까놓고 말하면 남자는 결혼하기 싫어한다는 것이 스테레오타입이다. 나의 몇십 년에 걸친 게시판 연구결과 (...) 남자가 결혼하자고 하는 경우는 다음 몇 가지에만 해당한다:     


- 남녀 둘 다 어리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결혼하는 케이스다. 물론 이혼율도 높다. 

- 여자가 외국 여자이며, 결혼하지 않으면 비자 문제로 같이 있을 수가 없다. 혹은 여자의 문화로서 결혼하지 않으면 동거가 불가능하거나, 사귀는 것이 힘들다. 

- 남자보다 여자가 엄청 잘났다. 외모로든 재산으로든 나이로든. 결혼으로 잡지 않으면 여자는 훨씬 더 괜찮은 남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 (제일 흔함) 여자와 동거한 지 몇 년 되었는데 여자는 결혼하고 싶어 하고, 주위의 압력도 있고, 결혼 안 하면 헤어져야 할 상황이며, 솔직히 이 여자보다 훨씬 더 나은 여자 찾을 거 같진 않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안 하고 버티다가, 여자가 진짜 헤어진다고 협박하던지, 법적인 이유로 결혼해야 하던지 (외국으로 이민 간다든가) 아니면 아 뭐 내가 또 누굴 찾겠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항복한다. 

- (꽤 흔함) 아주 오래 사귄 여친이랑 결혼 안 한다고 버티다가 깨지고 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아 내가 찾던 사랑이 이거였어'란 판타지 속에서 청혼한다. 아니면 30대 잠깐 헤까닥 한 상태에서, 외롭거나, 미래가 두렵거나, 주위 친구들이 다 결혼하거나, 뭐 이런 분위기에서 묻혀 청혼할 수도 있다. 

- (동네에 따라 다름) 여자를 놓칠 거란 두려움은 없지만 남자가 제대로 된 남자거나, 아이가 생기면 결혼해야 한다는 주의거나, 이 여자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있으니 결혼은 자연스런 스텝이라고 생각해서 여자가 찌르기 전에 청혼한다. 이건 직장을 제대로 잡은 남자 중, 부모가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오래 하고, 형제자매가 다 결혼해서 안정된 경우 이십 대 후반이나 삼십 대 초반 정도에 한다. 이게 제일 이상적인 케이스나, 이런 남자 잘 없다. 사회 분위기와 가족 분위기가 중요하다.     


결혼하면 남자는 손해라는 공식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므로 남자는 결혼을 최대한 피한다. 결혼하면 위에서 말한 '자상한 남편'이 되어야 한다.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는 것도 눈치 보이고, 부인님이 아이 낳고 일 같은 거 이제 안 하고 집에서 아이만 보고 싶다 하시면 네 그러세요 해야 하고 나서도 가사 분담 빡세게 해야 하며, 임신 출산 후로 전면적인 섹스 파업 들어가도 아 네 그러세요 이해합니다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우울증에 걸려 암 것도 안 해도 이해하는 자상한 남편으로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힘든 부인 도와서 집안일 도와주고 아이 봐주고 주말이면 아이 데리고 같이 놀러 가 주고 등등 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 그리고 혹시라도 바람피우다 걸리면 완전 나쁜 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혼하면 재산 반 뜯기고 양육비로 매달 뜯기고 아이들을 잘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혼하면 부인이 변할 가능성이 높다(이 말을 난 나중에야 제대로 이해했는데, '뚱뚱하고 못생겨진다'를 돌려서 '변했다'라고 하더라). 


반대로 동거하면 남자는 훨씬 더 유리하다.     

우선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여자는 남자에게 훨씬 더 잘한다...가 공공연한 비밀이다. 섹스 거부도 덜하고, 남자 취미 생활도 훨씬 더 이해해주며, 보통 '결혼생활'에서 얻는 이득은 기본적으로 다 취할 수 있다. 여자가 심한 우울증에 걸린다거나 실직하거나 살찌거나 (-_-) 뭐 그 외 신경 쓰고 싶지 않은 일이 생기면 남자는 '성격 차이'를 이유로 헤어지자고 하고 빠이빠이 하면 끝이다. 안 맞아서 헤어졌다는데 주위에서 뭐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인과 아이를 버리는 남편은 사회적으로 엄청 두들겨 맞지만 동거하다가 헤어지는 건 아무도 신경 안 쓴다.) 

   

그러면 여자는 왜 동거를 택할까?     

처녀성에 대한 사회적인 압력이 없어진 상태에서, 관계를 제공하지 않는 여자는 남자를 구하기가 훨씬 힘들다. 10명의 여자들 중 아홉 명이 결혼 전 관계를 거부한다면 1명의 여자가 '창녀'취급을 받고 남자들도 혼전 관계를 요구하지 않겠으나, 아홉 명이 다 관계에 예스를 한다면 한 명의 처녀 여자는 시장성을 크게 잃는다. (실제로 처녀, 혹은 혼전순결 주장이라고 하면 건들지 않을 남자들이 많다. 결혼이든 아이 부양이든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남자가 너무 크게 손해라고 봐서이다. 처녀 아닌 여자와 결혼하지 않고 안정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옵션에 비해서, '혼전 순결'을 주장하는 여자는 위험 부담이 크다.) 그렇다면 데이트만 하다가 결혼까지 어떻게 갈 수 있을까? 사실 남자와 한 번 살아보고 결혼을 결정하고 싶은 건 여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몇 달 정도 데이트를 하다가, 이 사람 괜찮다 싶으면 동거를 시도하게 된다. 어쨌거나 동거하고 있는 남자는 딴 여자를 좀 더 찾기 힘들므로 어느 정도 그 남자를 독점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보통 결혼하는 커플들이 동거를 하다 결혼하는 것을 고려할 때, 결혼 전 스텝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가 동거하자 하면 좋아한다.     

물론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자도 막가진 않는다. 하지만 정기적인 성관계를 고려할 때, 둘만 사는 공간에서 집안일 나눠서 하고 상대방 스케줄 고려하는 정도는 남자에게 그리 손해가 아니다. 만약 여자가 아이를 가지자고 할 때도, 남자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기가 훨씬 쉬우며, 그래도 낳고 싶다고 하면 남자는 니 혼자 다 키워라 -_- 는 식으로 배째라를 할 수 있다(실제로 이러는 남자 많다. 가사 육아 부담은 어디 가나 여자가 높다. 그리고 아주 초이스 개새끼 중에는 여자가 임신 중 입덧하여 힘들어하거나, 출산 직후에 완전히 탈진 된 상태에도 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불평하거나 바람피우는 놈들 많다. '난 낳기 싫다 했는데 니가 낳자고 했잖아! 내 생활에 지장 안 가게 한다고 했잖아! 근데 이게 뭐야!' 뭐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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