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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02. 2018

짧은 사과문

2017년 3월 4일

며칠 전에 제가 육사 생도 성매매 사건 후 이걸로 왜 퇴교시키냐 강경하게 항의하신 인권법 교수님 누구누구를 욕했었는데 사과드리겠습니다. 말이 심했네요. 제가 이걸 깨닫게 되는 데에는 주영훈 씨가 가장 큰 공헌을 했습니다. 얼마 전에 공중파 방송에서 '아내가 룸싸롱 가는 걸 이해해줘서 자랑스럽다'고 하셨더라고요.     


연예계에 종사한 사람이 공중파에서 저렇게 당당하게 내가 룸싸롱 다닌다 하고, 무려 아내도 방송에 얼굴 내민 상태에서 그걸 관대하게 이해해 준다며 웃을만한 사안이고, 언론에서도 아무런 언급 안하고 넘어갔습니다. 그 정도인데 뭐 교수님이 페이스북 정도에서 이름 사진 소속 페친 다 공개된 상태에서 성매수자 옹호한 게 대단한 일이겠습니까. 저는 '아니 진짜 인권법 교수님이 어떻게 공개적으로 성매수자를 감싸고 돌면서 오히려 성매매 여성을 비난할까?? 이거 하이 콘셉트 개그인가?? 지능적 육사 안티인가??' 하며 이해가 안 됐거든요. 제가 한국 분위기를 정말 이해 못 한 거였군요. 당연한 거였군요. 제가 오바였어요.     


그 모모 교수님께, 그리고 페친분들께 사과드립니다. 한국 수준이 이런데 방송 나가서 공개적으로 옹호 발언도 아니고 페이스북 정도에만 올린 건 참 점잖으신 편이죠? 제가 한국에서 오래 안 살아서 배움이 짧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 제가 또 최근에 배운 바로는 '남자들 룸싸롱 다닌다, 혈기 왕성한 남자애들 모아놓고 성매매 처벌하면 어떻게 하냐' 뭐 그런 말은 남혐이 아닙니다만, (그렇게 룸싸롱 다니는?) 남자로 태어나는 게 개이득이다라는 발언은 남혐입니다. '한국남자'라는 단어 절대로 줄여 쓰시지 마시고요. 줄여 쓰시면 바로 신문에 납니다. 성매수자 옹호는 해도 절대로 '한남'이라는 단어는 쓰시면 안 됩니다. 아셨죠?     


다시 반복. 

한국 남자는 성매매를 정말 많이 한다 혹은 나도 한다 이해해줘라...라는 남혐 발언은, 발언자가 남자라는 전제하에 공중파에서도 얼굴 내밀고 해도 괜찮지만, 음악 관련 상을 수상한 후에 나중에 트위터에서 '한남'이라는 단어 하나 쓰면, 그리고 마침 그 발화자가 여자라면 그건 남혐입니다. 엄청나게 비난받아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그렇다네요. 

-- 비꼬기 끝.     


관련기사 - '한남' 쓰면 메갈!

http://news.joins.com/article/21332640


육사 생도 관련 글:

https://www.facebook.com/seattleyangpa/posts/1884034525215359

https://brunch.co.kr/@yangpayangpa/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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