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4일
둘째 데리고 오다가 반 죽을 뻔하고, 한국 도착해서는 시차 적응 못해 하루 빌빌 거리다가 그 다음날 국립 박물관 갔다가 혼자 돌아왔다. 몸살 기운이 확 올라왔다. 와, 죽겠더라. 집에 오자마자 잤으니까 오후 4시에 잠들어서 저녁에 잠깐 밥 먹으러 깨고, 또 잤다. 시차 때문에 새벽 세시 반에 깼다가, 다행히 네 시 반에 다시 잠들어서 아침 아홉시 반에 일어나고, 아침 먹고 또 자서 오후 한시 일어났다. 중간중간에 깨긴 했지만 거의 24시간 잔 셈.
내가 멀리 한국까지 와서 객사하는 건가 읗너허ㅣㅏ어ㅏ미ㅓ너하 엄마 나 너무 아파요 허ㅣㅏ허ㅏㅣㅇㄴ먼 ㅁ럴어하 뭐 별 희한한 생각 다 들더니, 몸 좀 나아지니까 아 진짜 무슨 감기 몸살가지고 그딴 오바질을.. 커험! 싶다.
시차 적응 아직 못한 둘째는 포효하는 사자 수준으로 발광하더니 영국 시간으로 아침 아홉시 되니까 생긋생긋 웃고 난리다. 그렇게 인간이 된 둘째 데리고 좀 살맛난 양파랑 전 가족은 런던 노숙자 스타일 남편 머리 이발하러 나갔다 왔다.
그나저나 여기 숙소 좋구려. 같은 건물 안에 파리 바게뜨가 있어!!!! 길 건너 편의점이 있어!!! 다이소도 발견했고 무슨무슨 마트도 있다!! 그리고 어떤 분이 한국 사과를 한 박스 사 왔는데 여기 사과는 영국 사과 약 네 배로 큰 거 같다 -_- 사과 맛도 안 나고, 좀 심하게 달아서 멜론에 더 가까운 느낌. 배 역시 영국 배와는 종 자체가 틀린 거 같다. 어쨌든 맛있음.
남아공 아프리칸스 남자들인 제부와 신랑, 한국 텔레비전을 보면서 호굑 저거 뭐야! 하면서 놀라고 있다. 걸그룹들이 애교부리며 아이 라뷰 하는데 "이...이게 공중파 방송으로 나오는 거 맞아?" 하면서 실시간 문화 충격 중. 내가 유튜브에서 찾아서 보여줘도 안 믿더니 실제 텔레비전에 보니까 현실감이 확 나는 듯.
어쨌든. 일요일 도착해서 월요일 화요일은 대략 자다가 망했고, 내일은 판교행이다. 에너지 공급 차원에서 저는 파리 바게뜨 또 갑니다.
아참 - 남편니뮤가 저번에 한국 왔을 때는 커피 찾기 힘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젠 커피집이 너무 늘어있다고 하네요. 무려 편의점 커피도 마실만 하다는. 역시 빨리 변하는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