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8일
몰카 문제로 치환한다 하면, 나에게 홍준표는 실제 몰카 찍고 유통하는 인간, 문재인은 "아니 뭐 내가 그런 걸 본다는 건 아니지만, 국민 정서상 그거 막 체포하고 그러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만... " 정도였다. 물론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싹 다 없어진다면 생산 공급하는 사람도 설 자리가 없어지고 파급력도 적어진다는 거는 아는데, 그래도 공론화해서 문제 삼는다면 생산 공급책 구속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서 처벌하는 게 빠르지 않냐는 생각.
남자들에게 페미니스트라는 선언 바라지 않고, 몰카나 성범죄자 처벌 등등의 이슈 하나하나에 동의해준다면 그걸로도 발전은 이루어진다고 자주 말했는데 그 의견은 지금도 변함없고 동성애 문제도 마찬가지다. 백 퍼센트 다 동의하는 선언 해주면 좋지만,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부터 시작하면 그것도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홍준표와 문재인 나이 차이 한 살이라던데, 그 나잇대 사람들에게서 받아낼 수 있는 기대치가 분명히 있다. 물론 내가 원하는 바에는 훨씬 못 미치더라도.
마지막으로 유력한 후보 논란. 브렉시트와 트럼프를 겪고 나니까 여론 조사 이런 거 하나도 못 믿겠다. 노이즈 마케팅도 마케팅이고, 설마 트럼프가 저런 전략으로 될까 했으나 당선되고, 다른 나라에서도 트럼프 스타일 정치인들이 속속 부상하는 걸 너무 많이 봤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 정서가 어떤지, 지지 양상이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토론회 보면서 느끼기로는 어쨌든 다섯 명이 공평하게 발언 기회를 얻었다는 것. 홍준표의 범죄적 발언이 똑같은 파급력을 가졌다는 데에서 이 사람 당장 멈춰야 한다 느꼈다. 지금 대통령인 사람이 그런 식의 발언을 한 것과, 아직 변수가 많은 대선의 후보가 하는 말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 쭉 하고 있다가 도대체 내가 뭘 이해 못 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여기저기 둘러봤다. 아 놔. 내 눈. 왜 홍준표를 더 욕해야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는지 급 이해 됐다는. 홍준표는 무서우니까 안 건드리냐, 성소수자들 나쁘게 안 봤는데 이번 기회로 나쁘게 보게 됐다 왜 그런 식으로
'테러'하냐(아니 얘네는 어떻게 이렇게 레퍼토리가 늘 똑같지?), 뭐 하여튼 구구절절 옮기기 싫은 수백 개소리 듣고 나니까 아 내 말도 비슷하게 들렸을 수 있구나 생각. 문재인 씨가 토론 때 말 그런 식으로 안 했으면 안 나왔을 혐오 발언이 쏟아지는 것도 그렇고. 그래도 젊은 층은 괜찮지 않나 했다가 멘붕. 아 네 아니군요. 제 페이지 오시는 분들도 아니군요. 홍준표야 뭐 뻔한 데에서 칭찬받고 있으나 그 사람 지지하는 그룹은 어느 정도 온라인에서 분리되어 있어서 멘탈 충격이 덜 하다고 해야 하나, 좀 그런.
어쨌든. 방송 파급력 고려할 때 홍준표 지금 바로 방송 토론에서 빼야 한다는 의견은 변함없다. 그리고 아직 대선 열흘 정도 남았는데, 아마도 48%로도 진 저번 선거 때의 트라우마가 커서 그렇긴 하겠으나, 유력 후보다 어쩐다 해도 초예민하게 촉 세우고 덤비기는 문빠 쪽도 변하지 않을 듯.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거고, 최근 세계 곳곳 선거에서 워낙 변수가 많았어서.
여기저기서 너무 막말 많이 보이고 욕도 한 바가지 먹었더니 뒷골이 땡기는구려. 일이나 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