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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2. 2018

영어의 존댓말에 대해

2017년 5월 23일

마침 영어의 존댓말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중에 이 글을 봐서 -     


https://www.facebook.com/sejeoung.kim/posts/1708594622490200


영어에도 당연히 존대의 느낌이 있다. 예를 들어 clever란 단어를 잘 모르는 어른에게 쓸 일은 거의 없다. 한국말로 치면 '똘똘' 정도 느낌인데, 시어머니보고 '똘똘하시네요' 할 일은 없는 것과 비슷. 


그리고 나라마다 약간 느낌이 다르기도 한데 영국인들이 돌려 말하는 레벨이 확실히 미국과 다르다. 

내가 뭘 하고 싶다 할 때 I want to do this 이런 식으로는, 그리 편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하지 않는다. I was thinking that maybe, perhaps, I could... possibly... Do you think it'd be feasible to... If it is not too much trouble... Would you be so kind... 뭐 이렇게 앞에 말이 길어진다. 

이메일에 I want to do xyz so do abc please 라고 썼다면 아 이사람 외국인인가보다 당장 생각 들겠지. 직장 이메일인데, 안면 없는데 I'd like to do xyz, can you do abc please 라면 외국인은 아닐 수 있어도 어쨌든 영국인은 아니라 생각할 듯. 내가 나름 격식 별로 안 차린다는 테크 쪽에서 일하고, 말 참 편하게, 위아래 안 가리고 막 하는 편인데 (정신 연령이 낮아서 겁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잘 안 나오는 말 있고 그렇다.

     

주위에 보면 가끔 어렸을 때 영어를 배운 이들이 말은 잘 하지만 말의 레벨이 학생 레벨/친구 레벨에 남는 경우가 있다. 좌중을 보고 hi you guys 이런 식으로 (...). 물론 이 말을 어른 상대로 절대 안 한다는 건 아닌데, 할 때가 있고 안 할 때가 있는 미묘함이... 잘 모르는 직장 상사급 사람들 보고 할 말은 확실히 아닙니다요. Let's go eat! 이런 것도 역시. You should... 이거 역시 정말 친한 사람 아니면 안 쓰는 표현인 곳도 있고, 의외로 괜찮은 경우도 있고 (너 이거이거 해라는 느낌으로 듣는 곳이 있고, 이거이거 하지 그랬니라고 듣는 곳이 있더라). 조언 듣는 경우라면 또 괜찮기도 하지만 이것도 케바케.

     

그러나 영어 배운지 얼마 안 되는 이들이 걱정 안 해도 되는 이유. 말 하는 거 조금만 들으면 외국인인 게 분명한 억양일 때에는 훨씬 더 많이 봐준다. 말투 들어보니 영어권에 좀 오래 산 것도 같다 싶으면 괘씸하다는 느낌이 확 증폭된다. 문서상으로는 말투를 들을 수

없으니 좀 그렇지만, 1:1 대면으로는 조금 흠칫할 정도.     

(참고로, 내가 한국말 모자란다는 말이, 내가 보기에는 한국어도 분명히 존댓말을 넘어선 '격식'에 맞는 단어와 표현들이 있는데 난 그걸 구사 못 한다는 말이었다. 그냥 블로그 쓰고 편하게 말 할 정도는 되지만 딱딱 각 잡히는 그런 절도 있는 말투는 못 한다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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