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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pa Jun 13. 2018

여자가 회의장에서 30%의 발언을 한다면

2017년 6월 15일

어느 유명 회사의 이사회에서 한 여성 임원이 말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역진에 여성이 한 명 임명되면 그 후로 여성이 더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지요"          


그러자 한 남자가 끼어 들어서 말했다.                 


"그보다는 말이 더 많아진다는 거겠죠! (What it shows is, it's much likely there'll be more talking)"          


그 남자는 이 회의 이후에 전 회사 직원들에게 자신에 발언 관련 사과 이메일을 보냈고, 이걸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는지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이 남자는 74세의 갑부다.     

오버인가? 여자가 끼면 쓸데없이 말만 많다는 식으로 비하했으니 잘못한 건 맞는데, 사과하고 사퇴해야 할 만큼 잘못했나?     

이 사건 하나만 보면 아 정말 오버다, 불공평하다 느낄 수 있겠으나 해당 회사는 유버이고, 그 미팅은 회사 내의 성희롱 및 여러 가지 여혐 사건들들 때문에 전 세계에 창피를 떨쳤고, 그 여파로 결성된 컨설팅 팀이 여혐문화 척결을 위한 리포트를 제출하고 그것을 참고로 회사 내의 여혐을 없애자는 자리였다. 그 전 주에는 회사 CEO와 그의 오른팔이었던 사람이 물러났다. 그러니까 "와 우리 회사 여혐 진짜 쩌는 거 아는데요,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자문 구해 왔거든요. 우리 이번 미팅에서 어떻게 고칠까 얘기할 거예요" 하는 도중에 "근데 여자가 많으면 어차피 말만 많이 하잖아 하하하" __농담__을 했다는 것. 전 세계 언론에서 씹히고 실리콘 밸리의 여혐 문화 표본으로 박제되는 그 개난리를 치고도 하나도 느낀 점 없었던 건지, 아니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결론. 

그 컨텍스트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는 게 참 대단.     

그리고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남자와 여자 섞인 그룹이면 남자들이 거의 계속 말하고 여자들은 조용하다. 이럴 땐 또 조용한 게 여자들 문제라고 한다. 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서 밀리는 거라고. 그런데 말을 하면 반대로 여자들이 말이 많다는 소리를 듣는 거다. 남녀 섞인 그룹에서 남자는 보통 75% 의 발언을 하고 여자가 말 할 때는 남녀 전부다 더 쉽게 말을 끊는다. 그리고 여자 발언이 15% 정도밖에 안 되었어도 "양성 평등"이었다고 느낀단다. 30%면 여자가 장악했다는 느낌이 든다는데 아놔. 이러니 역차별 당하네 어쩌네 말이 나오지. [2]     


덧. 

아마도 남자가 말하는 거는 "누가 말하는구나"이지만 여자가 말하면 "어 여자가 말한다" 로 봐서 그런 듯하다. 남자=> 보통사람. 여자=>여자.




[1]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the-switch/wp/2017/06/13/a-top-uber-board-member-just-cracked-a-joke-about-women-at-the-worst-possible-time/


[2]http://www.bbc.com/future/story/20131112-do-women-talk-more-than-men

http://allthingslinguistic.com/post/145374253955/do-women-talk-too-much-hint-science-says-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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