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9일
당신의 동기가 현찰로 500을 들고 있다. 당신은 돈을 빌리고 싶다. 이럴 땐 친구에게 동의를 받고 빌리면 된다. 싫다고 하면 뭐 못 빌리는 거고.
'친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아' 하고 동의 없이 돈을 가져가면? 절도.
'야, 너 나한테 돈 빌려줄 수 있지? 싫다고? 죽고 싶어? 내가 안 갚을 거 같아? 내놔. 이게 누굴 도둑놈 취급하고 있어?' 갈취.
억지로 술 마시게 한 다음에 뻗은 상태에서 '야, 나 돈 가져간다?'하고 가져가도 절도.
억지로 가져간 다음에 카톡 내용 보여주면서 "얘랑 저랑 친했거든요" 해도 절도.
상관이 억지로 갈취한 다음에 "어이, 돈 잘 썼다." 하는데 진짜 안 갚을까 싶어서, 야 이 도둑놈아 하면 뭔 짓 할지 몰라서 "아 네 ^^ 월요일에 뵐게요" 답 보냈다고 해서 절도가 무상 증여가 되진 않음. "너 내 돈 가져갔지 당장 갚지 못해?" 하지 않았다고 절도가 아닌 게 아님.
절도와 강간의 차이라면 돈은 갚으면 되지만 강간은 타임머신으로 시간 되돌리지 않는 한 완벽한 복구는 불가능하다는 거. 500만 원 절도보다 훨씬 더 큰일이지만 아주 흔하게 일어나고, 범인들은 지가 잘못했다고 생각도 안 하는 거. 피해자가 절도 피해 시 뭘 입고 있었는지, 어떤 식으로 말 했는지, 돈 있다는 표시를 했는지, 평소에 지갑 보이게 돌아다녔는지 물어본다는 것. 경찰에 가도 "주고 싶어서 준 거 아니에요? 지인 간 절도 증명하기 힘든데..." 이딴 식으로 반응한다는 것. 세상 대부분이 절도범 편을 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