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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SJ Dec 18. 2021

11-7. 마추픽추를 걸어서 내려가보자

[마추픽추]


마추픽추 걸어서 하산하기


마추픽추 투어를 마치고 아구아스깔리엔떼로 돌아가는 길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마추픽추에 왔을 때와 동일하게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과 마추픽추 트래킹 코스를 따라 걸어 내려가는 방법이다. “지금 아니면 언제 걸어서 내려가 볼까? 가자!” 마추픽추 관람으로 한껏 들뜬 우리는 이번에도 청춘의 패기를 발휘해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커브길의 연속이 펼쳐져 빙빙 돌아 내려가는 도로와는 달리 트래킹 코스는 직선 코스였으나 계단의 연속이었다. 마추픽추 투어를 마치고 하산할 때 오전 10시였는데, 태양의 열기가 슬슬 올라와 더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입고 있던 판초를 벗어서 손에 들고 내려갔다. 셔츠가 금세 땀으로 젖어 흥건한 상태가 되었다.



마추픽추에서 내려가는 중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 있는 계단을 내려가느라 다리가 무거워졌다. 게다가 이른 시간부터 마추픽추 투어를 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잔 탓에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 옛날 잉카인들은 이렇게 가파른 길을 오르내리며 돌과 나무를 나르면서 마추픽추를 지었을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새삼 그들의 강인한 체력과 우직함에 존경심이 생겼다. 


천천히 내려가는데, 트래킹 코스를 따라 마추픽추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일가족을 마주쳤다. 4인 가족이었고, 아이들 두 명 모두 얼굴에는 힘든 기색이 역력했지만, 투정도 부리지 않고 꿋꿋히 올라가고 있었다. 이 아이가 마추픽추까지 도달하면 얼마나 뿌듯해 할까? 물론 엄청 힘들겠지만. 

이 가족들 말고도 마추픽추까지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좋은 경험일 순 있겠지만, 마추픽추 감상할 체력이 되려나? 궁금증을 뒤로 한 채 내려가는 데 집중했다.



마추픽추 등산로 입구 앞에서
아구아스깔리엔떼로 향하는 길



서로 말도 없어지고, 거칠게 호흡을 고르는 소리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내려갔다. ‘얼마나 가야 계단의 끝이 나오는 걸까?’ 라는 생각조차도 머릿속에서 사라졌고 오직 걷기에만 집중했다. 생각을 비우고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마추픽추를 모두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하산하는 데만 1시간 정도 걸렸다. 이를 기념하고자 등산로 입구에 있는 마추픽추 지도를 배경삼아 사진을 남겼다. 하지만 하산의 기쁨도 잠시 우리는 부지런히 다리를 움직여야 했다. 마추픽추 등산로 입구에서 아구아스깔리엔떼까지 또 걸어가야 했다. 녹초가 된 우리는 마지막까지 힘을 쥐어 짜내어 아구아스깔리엔떼에 겨우 입성했다. 피로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쌓였고, 발바닥과 무릎이 쿡쿡 쑤셔오는 상태였기에 제대로 된 휴식이 필요했다. 우리들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마파초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해산물 볶음밥과 치킨 커리, 파스타, 알파카 스테이크를 주문했고, 음식이 나오기 전 음료수로 목을 축여 갈증을 해소했다. 고된 산행을 마치고 온 터라 음식이 입안에 착착 감겼다. 우리가 앉은 자리에 난 창문 밖으로 강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강물이 경쾌하게 흘러가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들으며 더욱 맛있게 먹었다. 참으로 꿀맛이었다. 이게 힐링이지


1.알파카 스테이크와 리조또 / 2.치킨 커리 / 3.알파카 스테이크와 파스타 / 4.해산물 볶음밥
상쾌한 레스토랑 뷰
아구아스깔리엔떼 도심 풍경                                


오늘의 가계부

마파초 레스토랑 200.80솔

마추픽추 화장실 8솔(1인당 2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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