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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 그리는 양순이 Jan 01. 2024

미국 교포 언니의 바나나 스플릿

<양순이의 달콤한 색연필 #1>


1995년 여름,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척 언니가 여름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다가 우리 집을 온 적이 있다.


한국말이 서툴렀던 언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는지 어린 친척 동생에게 미국 디저트를 만들어 줬다.


언니가 만들어준 디저트는 바로 '바나나 스플릿'!

바나나를 길게 반으로 자른 후,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허쉬 초코 시럽을 뿌려주면 되는 매우 간단한 디저트였다.


지금이야 흔한 재료들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미국'이라고 하면 다 좋아 보이던 시절이었기에 바나나 스플릿은 그저 신기한 미국 음식이었다. 외국인을 볼 기회가 적었던 꼬마의 눈에는 한국말이 서툴러 영어 반, 한국어 반을 섞어 쓰며 열심히 바나나 스플릿에 대해 설명해 주던 언니의 모습이 신기하고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난생처음 보는 디저트는 환상적이었다. 나나와 차가운 아이스크림, 그리고 달콤한 허쉬 초콜릿 시럽 맛이란!


바나나 스플릿에 눈이 똥그래졌던 꼬마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어지간한 것에는 감동받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마음 한 귀퉁이에는 여전히 그 시절의 추억과 순수함이 남아있다. 이런 추억들이 쌓여서 내 마음의 힘이 되는 것 같다. 지금도 바나나를 보면 1995년의 여름이 종종  생각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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