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렸었는데우리는 토론토 다운타운 안팎의 이국적인 식당을 찾아다니곤 했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외국인인데, 외국인이 이국적 식당을 찾아다닌 거였다.)
너무 오래전 일이고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라 그때 기록이 많지는 않다.하지만 2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남는 음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에티오피안' 음식이다. (사실 일러스트 그리면서 20년 전 기억에 의존하여 구글을 참고하여 그리느라 조금 애는 먹었다.^^;;)
'인제라'라는 얇고 동그란, 거진 어깨너비 크기의 작은 구멍들이 송송 뚫린 밀전병을 접시 위에 쌓고 그위에 각종 소스, 채소, 고기를 올린다. 그리고 쌈을 싸 먹듯 손으로 인제라를 뜯어 취향껏 내용물을 올려 먹는 음식이다.인제라는 사이즈가 매우 커서 함께 빙 둘러앉아한 접시 위에서 함께 손으로 뜯어먹는다.마치 우리가 예전에 된장찌개 한 뚝배기를 놓고 함께 먹던 모습 같기도 하다.
에티오피아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나에게 그 식당의 화려한데코레이션, 음악, 독특한 향기 등, 존재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지금은 맛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친구들과 빙 둘러앉아 즐거웠던 기억만큼은 생생하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애석하게도에티오피아와의 새로운 인연은 없었지만 캐나다 친구들과 나 사이에는 에티오피아 '인제라'라는 추억의 교집합이 생겼다. 인제라를 언제 다시 먹어볼지는 모르겠으나 내 어린 날의 추억이 되어주어 참 고마운 음식이다. 한국에도 에티오피안 식당이 있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방문해 보시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