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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May 03. 2023

아름다운 것을 본 책임감

'수라'


항상 그랬다. 알게 되면 지키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자연이 가장 그렇다. 우리 인간들 삶 속에 언제나 함께 하는데 우리는 평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연은 항상 고맙고 위대하다.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연을 처음 지키고 싶었던 것은 길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을 본 후였다. 주변 환경을 보호하고 싶어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고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플로깅 형태의 유행이 되면서 제법 인식이 확산되었다. 그런 캠페인은 쓰레기를 줍지 않는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시킨다. 그 변화에 일조를 하면서 살고 있다.


그다음 지키고 싶은 건 함께 살고 있는 반려묘다. 아들의 다급한 구조 요청으로 시작해서 키우게 된 새끼 고양이가 이제는 제법 성묘가 되어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상태가 되었다. 고양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자식 키우는 것처럼 사랑이 샘솟았다. 냥이도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한 보답을 할 때는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오래 보고 자세히 볼 수록 지켜주고 싶은 마음은 커지기 마련인가 보다.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된다. 그렇게 사람들의 인연도 연결되는 것 아니겠는가. 최근 황윤 감독님의 영화 '수라' 시사회를 다녀왔다. 수라 갯벌을 알게 됐다. 수라를 지키고 싶어졌다.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이내 황윤감독님이 움직이고 있는 그 방법이 지키는 방법임을 알았다. 30년의 간척사업에도 불구하고 수라 갯벌은 아직 살아 있음을 다큐를 통해 보여주셨다. 아름다운 동물들과 생명들이 머물고 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경이적인 모습을 카메라 안에 담아내셨다. 많은 사람들이 봐야 관심이 생기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게 말이다.


새만금은 세계 최대의 간척지다. 정부는 30년 동안 갯벌을 없애며 서울 3분 2 면적의 땅을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의 놀이터라 불리고 있다. 멸종위기 1급 저어새, 황새, 검은 머리갈매기, 검은 머리 물떼새, 금개구리, 흰발농게등 풍부한 먹이 때문에 새만금에 모이게 되는 이곳을 계속 개발하려 한다. 결국 지금은 땅으로 메워졌고 군산 수라 갯벌만 남은 상태다.


1991년부터 시작된 새만금 간척사업은 개발에 들어간 돈만 8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바다를 땅으로 만드는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방법으로 대체 무얼 얻으려 하는 것일까?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 수라 갯벌, 이 마저도 곧 신공항 예정지로 없어질지 모른다. 정부는 신공항뿐만 아니라 산업단지에 테슬라 공장을 짓고 할리우드급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소리도 있다. 그런 정부는 새만금지역 발전을 위한다고 말한다.


멸종위기종 보호에 관한 법령에 보면 공사 중에도 멸종 위기종이 발견되면 즉시 공사를 중지하고 서식지 대책을 세워야 됨에도 불구하고 40여 종의 멸종 위기종이 있는 이곳에서 공사는 버젓이 자행되고 대책은 없는 상태라고 한다. 법 위에 개발이 있고, 법 위에 사람이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인가 보다.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한국의 갯벌 4곳을 정했다고 한다. 그 말은 인류모두가 보호해야 할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수라갯벌은  국가계획부지라 문화재청에 신청을 포기했다고 한 뉴스에 화가 치민다.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갯벌이 흡수하는 탄소의 양은 연간 이산화탄소기준 50만 톤 정도이며 승용차 20만 대 정도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갯벌이 흡수해 준다고 말하며 개발을 이유로 갯벌을 무너뜨리면 그 결과는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멸종위기종 보호에 관한 법률, 그리고 증거 촬영물, 사진들 등 증거가 있고 증거를 내미는 데도 불도저처럼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답답했다. 과연 주권이 있는 것인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부는 있는 것인가?

황윤감독은 수라가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장면을 보았다. 아름다움을 보았다.


"아름다운 것을 본 책임감" 영화 속 명대사로 꼽았다. 그리고 내 가슴에도 박혔다.

나도 그 책임감이 생겼다.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국가가 지켜주지 못하면 국민들이 지켜야 한다.

어떻게?

이슈화시키는 것이다. 놀러 가고 인증하고 전달하고 글 쓰고 내가 할 일을 해야겠다.

곧 전국 영화관에서 '수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많이들 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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