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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Jun 02. 2023

죽음의 땅, 새만금

환경 챙기기


새만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입니다. 


새만금 사업은 1991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전북 지역의 표심을 얻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토건 사업이라고 합니다. 쌀농사를 지을 논이 부족하니 매립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시작되었으나 미래에 쌀 소비와 인구감소 예측으로 새만금 사업이 필요하다는 논리에는 맞지 않았다고 하지요.


갯벌이 사라지면 갯벌이 기대어 사는 어민들과 많은 생물종들이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2006년 새만금 갯벌을 바다에서 분리하는 방조제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갯벌다운 모습이 사라지고 그 속에 살았던, 그리고 그곳을 방문했던 수많은 생물들이 절멸했습니다. 방조제로 막아야 매립하고 건설할 수 있으니까요. 갯벌은 말라갔고 갯벌에서 바닷물을 기다렸던 수많은 생명들은 기다리다 지쳐 죽어갔습니다.


새만금 갯벌은 우리나라에 붙어있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철새들은 북극에서 남극까지 오가며 중간에 쉬어가야만 하는 정말 소중한 휴식처라 할 수 있습니다. 2006년까지 호주에서 출발해 매년 새만금 갯벌을 찾아와 먹이 활동을 하고 시베리아까지 날아가던 붉은 어깨도요새 같은 경우, 방조제가 완공된 사실을 모른 채 말라 붙은 새만금 갯벌에 내려앉았다가 대부분이 굶어 죽었습니다. 새만금 갯벌에서 휴식하며 충분히 먹고 비축해 둬야 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 것입니다. 그 후 붉은 어깨 도요새의 93%가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이는 인간으로 치면 75억 명 중 25억 명이 한 번에 굶어 죽은 수치라 합니다. 우리나라만의 갯벌이 아닌 세계 5대 갯벌인 이유입니다.


2020년 해수유통을 조금 늘리기만 했는데도, 10년 동안 보이지 않던 멸종위기종 흰발농게가 21년에 발견되기 시작했다는 희소식도 접했었습니다. 방조제를 열고 매립을 멈추기만 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갯벌입니다. 갯벌은 지구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형 저장고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계 습지 중 하나인 새만금 갯벌, 그리고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수라갯벌', 수라를 지키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윤 감독님의 영화 '수라'가 텀블벅 진행으로 전국 곳곳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입니다.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왜 지켜야 하는지 알게 되고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져야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기에 황윤 감독님께서 '수라'를 제작하신 게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환경단체를 통해 미리 영화를 보고 왔는데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수라'를 통해 모든 불법은 말도 안 되는 논리여도 밀어붙이고 위조하고 결국 성사시키게 만드는 게 새만금개발뿐이겠는가 싶었습니다. 지구의 허파가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아마존과 더불여 세계 5대 갯벌인 새만금도 중요한 습지임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먹고살기 바빠서 지구 곳곳에 모든 일을 알 길이 없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동안 악당들은 기회를 노리고 있고, 그 악당들은 우리가 모르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저희 남매는 스카우트 대원입니다. 2023년 8월 세계잼버리대회는 한국에서 열립니다. 그것도 새만금에서요. 잼버리 대회를 위해 무려 267만 평의 갯벌을 일부러 매립해 야영부지를 조성했습니다. 매립된 다른 땅도 많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요. 2주 행사를 위해 2천억이 넘는 토건사업을 벌였다고 합니다. 새만금 갯벌을 파괴한 그 장소에서 잼버리대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잼버리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야영지로 쓸 수 없는 땅이다 보니 5월 비가 두 차례 온 것이 문제가 되어 배수로 작동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뉴스를 접했습니다. 발이 푹푹 빠지고 썩은 물이 고여있는 곳도 있는 상황이라 총리도 다녀왔더군요. 두 달 후면 세계 잼버리가 열립니다. 스카우트 정신에 어긋나는 장소에서 열린다고 하니 걱정이 됩니다.


도대체 누굴 위한 사업인가요?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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