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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Jun 09. 2023

유리지갑

나 챙기기


프리랜스 워킹맘이 하루 중 가장 달콤한 시간은 오전에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 한 잔 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만큼은 워라밸을 추구하는 나의 삶에 만족해한다. 나를 위해 이 정도의 투자는 해도 된다 생각한다. 저녁까지 일하다 보면 저녁 밥 하기 지쳐 시켜 먹거나 나가서 먹을 때도 종종 있다. 이래 저래 하루를 잘 살아냈다고 생각했지만 가계부에 기재하는 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하루 지출금액이다. 요즘 7만 원 가지고 장을 보면 간식거리 몇 가지 사면 금세 초과다. 어쩜 이렇게 물가만 오르는지 부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은 서민의 설움을 느껴본다.


프리랜서인 나도 수업료를 더 올리지 않고 있는데 왠지 나만 손해 보는 느낌도 든다. 먹고살아야 하기에 올라도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식음료는 구매할 수밖에 없기에 교육은 먹는 것보다는 차선책일 수밖에 없다. 매달 차곡차곡 들어오는 수업료를 보면 입금 문자에 행복하다. 그리고 계좌조회는 일부러 하지 않는다. 잔액을 보면 갑자기 빈 해지는 거지 같은 기분이 든다. 현금화시켜보지도 못하는 유리 속 나의 계좌 상황을 말이다.


쓸 때는 작은 돈이지만 모이면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이제는 커피마저 줄여야 하는 생각마저 든다. 카페의 각 시그니처 메뉴는 웬만해서는 6천 원이 넘는 실정이다. 워라밸이라 부르고 커피 한 잔 하지만 내가 마신 한 달 치 커피 값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현타가 오는데 워라밸이 쌓인 결과 같아서 웃음만 나온다. 열심히 산다고 생각하지만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도 박탈되는 느낌이다.


김미경 너튜브를 가끔 본다. 가족을 하나의 기업이라고 봤을 때 대주주인 엄마와 아빠 직원인 아들과 딸, 직원은 한 번 뽑으면 퇴사 불가능이고 대주주가 먹여 살려야 한다. 매년 연봉도 인상이 되는 직원들이다. 직원들은 크면서 돈이 많이 들어간다. 직원이지만 뚜렷하게 하는 일도 없다. 차후 커서 독립하면 계열사가 된다. 정말 최상의 비유 아닌가. 여기서 김미경 강사는 말한다. 어떤 기업이 직원교육에 50% 이상의 예산을 쓰느냐는 것이다. 경영을 잘못해도 한 참 잘못하는 일이다. 부부의 매출이 그 집안의 수입인데 현명하게 운영하려면 적절히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맥락을 듣고 각성하게 됐다. 수입의 주체인 부부는 서로가 성장해야 한다. 서로 성장해야 기업이 튼튼하게 오래갈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될 수 있도록 죽을 때까지 배우고 서로 키워줘야 한다는 말에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싶어졌다.


40대 중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 우리 부부에게는 스승이 없다고 생각했다. 물어봐도 현명하게 대답해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이런 생각할 겨를 없이 살아내느라 바빴던 것 같다. 함께 배워서 서로가 서로를 키워주고 서로 물어보고 성장할 수 있는 튼튼한 기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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