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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v양쌤 Nov 10. 2023

살다 보니 다행인 것

에세이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산소가 없던 지구에 산소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인간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것이 살면서 우리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할 질문들 아닌가 싶다.

인간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인간의 탄생 배경, 인간 삶의 터전인 지구, 지구가 어떤 행성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 행성은 무엇인지, 그러다 보면 우주까지 확장해 간다. 


우연에 우연이 겹쳐 지구가 만들어졌고 그 지구에 인간이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지나고 보면 반드시 필요했던 것들이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인간이 이 세상에 많다는 건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이게 결론이고 진실이다. 그럼 거꾸로 올라가 보자. 칼세이건 <코스모스>에서 자연선택, 자연도태 그리고 인위 선택, 인위 도태를 말하고 있다. 기린이 목이 길지 않았지만 높은 곳에 있는 먹이를 먹기 위해 목이 긴 돌연변이가 결국 살아남았고 그 DNA를 가진 기린들이 그 이후부터 많아진 것을 자연선택이라 일컫는다. 그리고 성적 결합에 관여할 줄 아는 생물들은 선택되고 반면 성에 무관심한 것들은 빠르게 사라졌다고 한다. 


들개들이 인간을 따르는 순한 개가 되기까지는 인위적인 선택에 의해서 되었다. 주변에 있는 개들이 처음부터 인간과 친화적인 개들은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야생의 개중 야생성을 갖지 않은 개들을 인간들이 선택하고 기르다 보면 그런 유전적인 DNA를 갖는 종들이 태어나는 것이다. 이를 인위선택 또는 인위도태 라고 한다. 인간의 개입이 되었다는 뜻이다.


지금의 동물들은 대부분이 인위선택에 의해서 태어나고 죽는다. 야생의 동물보다 인간이 먹는 동물이 지구상에 더 많다. 그들은 인간과 살아가기 위해 선택된 것도 도태된 것도 아닌 그냥 처음부터 인간들이 먹기 위해 making 된 것이다.


어찌 보면 나의 배우자도 서로 선택된 것이고 결혼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한 것이지만 그의 DNA를 익히 다 알고 선택한 것은 아니다. 그럼 필연보다 우연 쪽이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를 생각해 봤다. 그렇다 치면 내가 선택한 배우자가 살다 보니 소시오패스가 아닌 것이 새삼 다행이며,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동물에 대한 태도가 비인간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다행이고, 속물이지 않아서 다행이고, 이기적이지 않아서 다행,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이 아닌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감사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만약 이 중 하나의 사유가 생겼다면 배우자는 나에게서 인위도태 되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념에 빠진 사람, 계몽이 안 되는 인간이라며 인간이 인간을 멸시하고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때 참으로 안타깝고 간담이 서늘하다. 초등학생도 다 아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나이들 수록 더 안 되는 상황들을 자주 당면한다. 신념과 가치관이 세워지는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건 축하할 일이고 그동안 잘 살아왔다고 응원해 줄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르다고 매몰차게 갈라치기하고 사람으로 안보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건가 싶다.


이렇게 수 많고 알 수 없는 사람들 중에 그를 만난 건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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