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했던 날들

by 쵸히

그땐 자꾸 괜찮은 척을 했다.

사실은 많이 힘들었는데, 울컥하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고,

“괜찮아”, “이미 지난 일이야”, “나는 잘 지내” 같은 말들을 반복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 보면 정말 아무렇지 않아질까 봐,

스스로 속이면서까지 그렇게 애썼다.

사람들 앞에선 웃고, 농담하고, 바쁜 척하며 하루를 보냈다.

집에 돌아와 문을 닫고 나서야, 겨우 내 감정이 터져 나오곤 했다.


나는 그때 스스로를 이겨내려는 사람처럼 굴었지만,

사실은 무너진 나를 들키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누군가 나를 보며 “아직도 힘들어해?”라고 말할까 봐,

나는 애써 태연한 척, 씩씩한 척을 했다.


그래서 진짜 괜찮아질 시간이 더 늦어졌던 것 같다.


괜찮은 척을 오래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진짜 감정을 잃어버리게 된다.

무엇이 아팠는지도, 왜 슬펐는지도 모른 채

그저 ‘버텨야 한다’는 생각만 남게 된다.


이제와 돌아보면, 그때 나는 정말 잘 버텼던 거다.

진짜 감정을 숨기면서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썼던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거니까.


이제는 괜찮은 척보다

“사실 나, 아직 좀 힘들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울고 싶을 땐 울고, 외로울 땐 외롭다고 말하면서,

그 감정을 솔직하게 꺼내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숨기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그게 지금의 내가 바라는 평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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