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엔

by 쵸히

비가 내리는 날엔

괜히 마음이 느려진다.

바닥을 두드리는 빗소리처럼,

생각도, 감정도, 한 발짝씩 천천히 따라온다.


비가 오면 마음도 눅눅해진다.

평소엔 괜찮았던 말들이

괜히 아프게 와닿고,

무심코 흘려보낸 대화들이

오늘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돈다.


햇살보다 비가 더 익숙한 날들이 있다.

그런 날엔

‘잘 지내고 있다’는 말조차

괜히 망설여진다.


감정들이 빗물처럼 쏟아진다.

사소한 말들이 나를 괴롭히고,

꽃잎 하나가

내 곁을 떠난다.


그래도 비는 언젠가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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